“동물마다 숨겨진 상징이 있다”

“동물마다 숨겨진 상징이 있다”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2001-01-17 00:00
수정 2001-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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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가지 동물로 본…김 종 대.

단군신화에는 인간이 된 곰이 등장한다.왜 하필이면 곰이었을까?곰은 부활이요 새 생명이요 새로운 세상을 뜻했기 때문이다.또 곰을 여성적 존재로 부활시킨 것은 겨울이면 사라졌다 봄이면 나타나는 재생산의 의미와 부합된다.

이처럼 동물 상징세계는 한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중요한 틀을 제공한다.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은 ‘33가지 동물로 본 우리문화의 상징세계’(다른세상)에서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선조들이 동물을 통해 상징한 의미를 분석했다.열두 띠 동물에 21가지를 보탰다.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이자,우리민족의 편협하지 않고 다양한 자연관과 인생관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곰은 신적인 존재인 동시에 미련함의 상징이기도 하다.오른손으로 옥수수를 따면 왼편 겨드랑이에 꽂고 왼손으로 따면 오른편 겨드랑이에 꽂기 때문에 두 개 이상을 딸 수 없다는 뜻에서 나온 ‘곰 옥수수따듯이 한다’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다.곰이 포수의 손에서 자신을구해준 나무꾼을 장가보내준 이야기처럼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까마귀는 요즘 불길한 새로 통한다.그러나 예전에는 태양의 상징이었다.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삼족오(三足烏·세발 까마귀)는 태양을 상징했고,신라의 연오랑 세오녀에서 까마귀는 태양과 달을 의미했다.징조를 알려주고 효자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했다.그러다가 삼국시대 때 오행사상이 들어오면서 검은색이 죽음으로 연결됐다.오행중에서흑제(黑帝)는 북쪽을 의미하고 어둠과 함께 겨울과 죽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꿩은 상서로움의 상징이자 은혜를 갚을줄 알고 새끼를 보호하는 새다.‘꿩 대신 닭’이란 속담은 적당한 물건이 없을 때 그만은 못하지만 비슷한 것으로 대체한다는 뜻.꿩의 독성 때문에 아들을 잃을뻔한 정승이 제사의 제물을 닭으로 대체한 데서 유래했다.

고양이는 영리하고 반드시 복수하는 두려운 동물로 인식된다.고양이와 개가 원수 사이가 된 것은 주인의 여의주를 찾아오다 바다에 빠뜨린 견묘쟁주(犬猫爭珠) 이야기에서 유래한다.꾀를 내 쥐를 위협,여의주를 찾아낸 고양이는 방에서사람들과 함께 지내고,여의주를 입에문 고양이에게 자꾸 말을 시켜 바다에 빠뜨리게 한 개는 마루 밑에서 살게 됐다는 것.개는 오수의 개처럼 충직하고 똑똑한 동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용이 권력과 풍요를 가져다주는 동물인 것과 관련,고려사에 왕건의할머니가 용녀로 나오는 반면 실패한 혁명아 견훤의 아버지는 삼국유사에 지렁이로 등장한다.

집안에 복을 가져다주는 개구리,복을 주고 자손을 많이 낳게 해주는박쥐,흉조로 여겨진 올빼미 등 동물 상징과 인간사가 연결된 풍부한의미를 담고 있다.

김주혁기자 jhkm@
2001-01-1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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