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감사청구제 ‘있으나마나’

주민감사청구제 ‘있으나마나’

입력 2001-01-15 00:00
수정 200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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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한 행정업무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직접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주민감사청구제’가 실적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사를 청구할 때 필요한 주민수가 턱없이 높은데다 복잡한 절차 때문이다.감사청구기준 주민수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도별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20세 이상 주민 가운데 50분의 1이내이다.

부산시는 1,000명이며 부산진구는 유권자 인구의 300분의 1 이상인1,055명,사하구는 908명,남구 734명,금정구 703명 등이다.다른 지자체도 대부분 500∼1,500명 사이로 지역주민들이 쉽게 감사청구를 할수가 없다.

청구절차도 청구인 대표자 신청→대표자 증명서 교부→신청주민 서명→청구인 명부 제출→공표(관보,게시판 등)→청구인명부 열람→청구요건 심사→감사실시 등으로 복잡하다.

이러다 보니 감사청구 사례가 거의 없다.지금까지 4건에 불과하다.

강원 원주시민들이 지역 최대 현안인 원주시 청사 이전과 관련,시청사추진위원회 등 민간단체가 주민 888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해 12월주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충남 당진참여연대가 지난해 11월 당진군이 95년 국도 32호선 확·포장 공사예정지에 음식점 건축허가를 잘못 내주는 바람에 대전국토관리청이 토지주에게 8억여원을 보상, 국고를 낭비토록 했다며 주민 660명의 서명을 받아 충남도에 감사를 청구했었다.

감사가 시행돼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충남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4일 감사원에 감사를 재청구했다.

당진참여연대는 “도가 당진군의 직무유기 사실을 밝히고도 잘못 집행된 국고 8억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미흡했다”고 재청구 이유를 밝혔다.이에 앞서 충남도는 당진군에 대한 감사를 벌여 주택계장 등 6명을 훈계와 주의 등 경징계 조치했다.시민연대 관계자는 “주민감사후 조치가 미흡하고 단체장에게 책임을 묻지않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감사청구제는 일부 지자체가 실시했던 ‘시민감사청구제’보다도 조건이 더 까다롭다는 지적이 있다.서울시는 96년 6월부터 일본의 제도를 벤치마킹,‘시민감사청구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20세이상 성인 200명이상의 연서 또는 사회·직능단체가 감사를 청구할수 있다. 서울시 한 감사관은 “서울시는 주민들이 더 쉽게 청구할수 있는 시민감사청구제도가 있기 때문에 주민감사청구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26건을 접수받아 22건은 마무리하고 취하 1건,불가 1건,각하 2건 등으로 처리했다.

결과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거의 쓸모가 없는 이 제도가 활용되기 위해 현실에 맞게 대폭 손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시민단체 등 각종 사회단체도 감사청구를 할 수있는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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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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