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비자금…여·야·상도동 ‘물고 물리기’

안기부 비자금…여·야·상도동 ‘물고 물리기’

입력 2001-01-12 00:00
수정 2001-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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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예산 지원 의혹을 놓고 정치권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안기부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읍소하는 가운데 11일 민주당에서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인지설’이 흘러나왔다.그러자 상도동이 발끈하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비자금’ 문제를거론했다.

이날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지역구인 마산에서 등산을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강경 투쟁방침을밝혔다.그는 “이번 사건을 꾸며낸 DJ정권과 전면전을 치르겠다”며“최종 목표는 DJ를 청와대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날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천지역 규탄대회에서 “한 해 안기부예산의 25%가 정당에 들어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국회에서 지난 5년간 안기부 예산을 검토해 사실 관계를 따지자고 제안했다.

특히 민주당 김영환(金榮煥)·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이날 밤 한국방송공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참석,설전을 벌였다.

김 대변인은 “안기부 자금 지원은 안보 예산을 도둑질해선거에 활용한 사건”이라고 몰아세웠다.반면 권 대변인은 “민주당 이종찬 전의원도 안기부 자금 리스트가 정략에 의한 거짓말이라고 규정했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의 ‘안기부자금 무관’ 주장은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최고위원의 발언과 맞물려 관심을 끌었다.

지난 9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그는 이날 문제자금의 출처와관련,“당시 해마다 안기부예산에 계상되던 남산 안기부 건물의 이전비용 190억원과 내곡동 청사 신축예산 500억원이 청사 신축 이후인 96,97년 예산에도 계속 반영됐다”고 주장했다.불법 지원된 자금이 안기부 청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총재는 영입 직후라서 몰랐겠지만,김 전 대통령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을통해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6개월이 지나도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은 뭉칫돈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김 대통령의 비자금이 드러났다”고반격카드를 꺼내들었다.김 전 대통령이 이달 초 신년인사차 상도동에들른 재임 당시 고위층 인사 K씨에게서 모종의 자료를 건네 받았다는소문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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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기자 ckpark@
2001-01-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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