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

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2000-12-19 00:00
수정 200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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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연세대 인문학부 1학년).

‘우리는 일류대 합격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학교에 들어왔다.선배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절대 정숙의 자세를 확립하고밖으로 모의 수능 점수 향상에 이바지할 때다…’(‘대명’고 3학년).

“우리나라 청소년은 수동적인 사고와 삶을 강요받고 있다.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달리 꿈을 가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현실이다.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달라.”(안양고 3학년)청소년들이 인식하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사회학과)의 ‘학교를 찾는 아이,아이를 찾는사회’(또하나의문화 펴냄)는 이같은 시대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청소년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한 책이다.이제 청소년들에게 인권을 돌려주자는 것.

그는 한국 10대의 절대다수가 하루 10시간 이상을 머무는 한국의 중등교육기관은 ‘창의력과 협력’의 시대에 ‘순종과 소모적인 경쟁’만을 가르치고,집단 자체는 무사안일로 굴러가는 가장 경쟁력없는 기관이라는 사실을인정하고 ‘판갈이’를 시작하자고 말한다.소품종대량생산적인 산업사회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적 정보사회로 이행하는21세기의 학교는 창의력을 가지고,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갈줄 아는 협동적 인간을 길러내는 곳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은 맞지만 그 ‘때’란 자기가 하고 싶을때”라면서 휴학과 편입을 쉽게 하는 등 학교의 담을 낮추고,아이들에게 선택 가능한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주며,자체 카페 등 기존 학교 안에 학생들이 스스로 관리하는 시·공간을 마련하고 학교에서 지내는 절대시간을 줄이며,청소년 문화공간을 마련하자고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관료나 교장단 중심의 권위주의적 권력구조가 바뀌고 현장교사에게 힘이 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타인의 입장에서 상황을 보려는 문화적 상대주의와 외부인의 참여관찰을 통한학교 공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교장단을 뽑을 때 개성의 차이를 인정할 줄 아는 다원주의적 감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적극적으로자기 표현을 하는 인력을 기르기 위해교과과정을 바꾸며,학교 현장에 만연한 폭력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교실에서 교사가 존댓말을 사용하는 방안은 학교의 일상문화를 바꿔가는 데 매우 효과적인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이상 학교와 사회가 붕괴·낙후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학교는 이제 아이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 하기보다 풀어주면서 다시 아이들을 끌어들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10대에게도 자신이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 실력을 기르는 동시에 개인을 존중하는 공존의 질서감각을 갖고,자신을 시장의 노예로 전락시키지 않을 방안을 마련해 가야 한다고 당부한다.야간 자율학습이나 두발 자율화 등에 대해 학교의 어른들과 협상하라고 촉구한다.

21세기 학교를 만드는 작업을 더이상 늦출 수는 없다.

김주혁기자 jhkm@
2000-12-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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