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불후의 명작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옹골찬 꿈을 꾸지만 남자(박중훈)는 지금 에로비디오나 찍는 삼류 감독일 뿐이다.꿈 하나만믿고 기죽지 않는 남자가 여자(송윤아)를 만난다.여자의 현실 역시재능이나 꿈에 비한다면 초라하기만 하다.소설가가 되고싶지만 당장은 어린 스타의 출세기나 대필해주는 무명 시나리오작가다.
심광진 감독의 데뷔작 ‘불후의 명작’(제작 시네마서비스)은 마케팅까지 다 합쳐 21억원쯤 들인 ‘소품’이다.은유가 넘실대는 제목과는달리, 실제 영화의 소재나 주제도 큰 욕심은 없어보인다.
아이디어는 있으되 글재주도 돈도 없는 남자 ‘인기’는 유명 영화감독이자 선배인 명준(황인성)의 주선으로 시나리오 작가 ‘여경’을소개받고 괜찮은 시나리오 한편을 만들어낸다.먼 희망에 기대어사는닮은꼴의 두 청춘은 그렇게 별 곡절없이 호감을 키워간다.오랜만에어깨힘을 뺀 박중훈의 코믹연기가 간간이 포인트를 찍어줄 뿐,중반까지는 틀에 박힌 통속멜로다.
영화의 초점이 멜로에만 맞춰진 게 아니었음은 한참 뒤에나 눈치챌수 있다.인기가 믿었던 선배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가로채이고,여경이 명준을 사랑했다고 고백할 즈음부터 영화는 좌절과 희망 사이에서급류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영화의 주제어는 ‘사랑’보다는 ‘희망’쪽에 더 가깝다. ‘희망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영원한 삶의 채무’라고 역설하느라 감독은 퇴락한 삶의 모습들을 의도적으로 집어넣은듯하다.인기에게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에로배우나,인기의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변두리 서커스단 이야기가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그들은 뚜렷한 메시지를 주진 못한다.
지나치게 강조된 멜로에 가려져버렸다.관념적 낭만에만 치우친 느낌도 아쉽다.예컨대 남녀주인공이 다시 희망을 찾기까지 내면의 갈등을좀더 부각했더라면 훨씬 반듯해지지 않았을까. 24일 개봉.
황수정기자
심광진 감독의 데뷔작 ‘불후의 명작’(제작 시네마서비스)은 마케팅까지 다 합쳐 21억원쯤 들인 ‘소품’이다.은유가 넘실대는 제목과는달리, 실제 영화의 소재나 주제도 큰 욕심은 없어보인다.
아이디어는 있으되 글재주도 돈도 없는 남자 ‘인기’는 유명 영화감독이자 선배인 명준(황인성)의 주선으로 시나리오 작가 ‘여경’을소개받고 괜찮은 시나리오 한편을 만들어낸다.먼 희망에 기대어사는닮은꼴의 두 청춘은 그렇게 별 곡절없이 호감을 키워간다.오랜만에어깨힘을 뺀 박중훈의 코믹연기가 간간이 포인트를 찍어줄 뿐,중반까지는 틀에 박힌 통속멜로다.
영화의 초점이 멜로에만 맞춰진 게 아니었음은 한참 뒤에나 눈치챌수 있다.인기가 믿었던 선배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가로채이고,여경이 명준을 사랑했다고 고백할 즈음부터 영화는 좌절과 희망 사이에서급류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영화의 주제어는 ‘사랑’보다는 ‘희망’쪽에 더 가깝다. ‘희망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영원한 삶의 채무’라고 역설하느라 감독은 퇴락한 삶의 모습들을 의도적으로 집어넣은듯하다.인기에게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에로배우나,인기의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변두리 서커스단 이야기가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그들은 뚜렷한 메시지를 주진 못한다.
지나치게 강조된 멜로에 가려져버렸다.관념적 낭만에만 치우친 느낌도 아쉽다.예컨대 남녀주인공이 다시 희망을 찾기까지 내면의 갈등을좀더 부각했더라면 훨씬 반듯해지지 않았을까. 24일 개봉.
황수정기자
2000-12-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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