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醫·藥·政 합의, 상호신뢰 계기로…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醫·藥·政 합의, 상호신뢰 계기로…

최선정 기자 기자
입력 2000-12-12 00:00
수정 2000-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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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정 합의를 토대로 한 약사법 개정안을 의료계와 약계,정부공동명의로 국회에 제출했다.의약분업 시행이후 4개월 동안이나 기나긴 진통의 터널속에 있던 의료계 파업의 종착을 고하고,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을 집행하면서 이번 의약분업보다 더큰 진통과 난산이 또 어디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수차례에 걸친 의료계의 파업으로 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불편과 고통은 감내하기 어려운수준에 달했다.이로 인해 정부에 대한 질책은 날로 커갔고,의료계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마저 찾기 어려웠다.

의료계는 대(對)정부 요구사항을 내걸면서 마치 정부를 굴복시키려는 것처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정부측의 사과요구까지 들고 나오는상황이었다.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간에 너무 깊게 패어 버린 이 불신의 덩어리 속에서 번민과 절망감으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 국민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 귀한 가치는 없는 것 아닌가.

나는 주저하지 않고 “국민이 불편하다면 백번이라도 사과하겠다”고 말하고 의료계와 성의있는 대화를 약속했다.다행스럽게도 이를 계기로 전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의·정 대화의 물꼬가 터지고 약·정 대화가 이어졌다.

10월31일 의·약·정협의회가 시작되어 6차례의 밤샘대화 끝에 드디어 11월11일 새벽 4시 역사적인 ‘의·약·정 합의’가 도출된 것이다.의약분업이 파행에서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극적인 순간이었다.

상호불신의 골이 깊은 의료계와 약계를 맞상대하면서 서로 상대측으로부터 밀실야합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지만,항상 국민의 건강보호를 최우선한다는 원칙을 견지,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동시에끈질기게 설득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수차례나 밤을 같이 지새면서 서로 상대 직능에 대한 이해의 폭을넓히고 조금씩 양보해 상생의 결과를 도출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지루한 기다림과 함께 새로운 형태를 갖추는 치열한 몸부림이 있는 법이다.

산고의 진통은 컸지만 그간의 모든 갈등은 이제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으로 어우러지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의료계·약계와 정부는 그동안 대화과정을 통해 쌓은 상호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불편을 최소화하고 보건의료제도를 한단계 끌어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은 국민에 대해 최소한의 사죄가 되기 때문이다.

의·약·정 합의는 이제 작은 시작일 뿐이다.그러나 의료계와 약계및 정부간에 깊어졌던 불신의 골을 메우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의미있는 큰 출발’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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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善政 보건복지부장관
2000-12-1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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