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 外延·깊이 일본이 한수 위”

“시민운동 外延·깊이 일본이 한수 위”

입력 2000-12-01 00:00
수정 2000-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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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사무처장인 박원순(朴元淳)변호사는 재팬파운데이션 아시아센터와 일본 국제문화회관이 주관하는 ‘아시아 리더스 펠로우십’초청을 받아 지난 8월 말부터 일본에 머물고 있다.국내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로서 시민단체 활동을 활발하게 이끌어온 박변호사가 3개월동안 보고느낀 일본과 일본의 시민운동,귀국후 계획은 무엇일까.지난 29일 도쿄 국제문회회관 로비에서 그를 만났다.

■‘아시아 리더스 펠로우십’의 초청 대상은 어떤 사람인가.

아시아내 다양한 분야의 지도급 인사들을 초청하여 일본을 보여주고대화를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이번에는 나를 포함,인도·인도네시아·태국 등지에서 30·40대 중견 인사들이 포함됐다.초청기관 행사에참여하고,또 우리가 요청해 여성·신흥종교 문제 등과 관련한 모임을갖기도 했다. 나는 일본의 시민사회를 알아 보려고 혼자서 규슈부터홋카이도까지 두루 다녔다.시민단체말고도 관련 정부기관,노동운동단체,일반NPO(비정치기구)등과 다양하게 만났다.

■일본의 시민운동을 분야나 강도·열의 측면에서 보면.

국내에서는 일본의 시민운동이 약하다거나 이미 다 식었다고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표면상으로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모니터활동 등에서 한국이 나은 듯하지만 운동의 외연이나 깊이 등에서는 여전히 일본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지방에서도 시민운동이 활발했고 지방정부도 열의가 있었다.

■참여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일본의 평가는.

일본에서 대단한 관심을 갖고 보도했음을 확인했다.한국의 낙천·낙선 운동에 고무된 니가타의 시민단체가 원전(原電)반대운동을 벌여시장을 교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일 양국의 시민운동에서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일본 NGO는 환경운동·국제협력운동·사회복지가 주류를 이루는데국제협력운동은 특히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는 주제이다.상대적으로정부를 감시·모니터하는 단체가 한국보다 적은데 이는 자유로운 언론,독립된 검찰·사법부가 상대적으로 제 기능을 해 ‘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공무원사회도 우리보다는 청렴하다.다만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관료중심의 일본사회에 대한 반성과 회의가 이는 것으로 들었다.

■역사문제에 이해가 깊고 관심도 많은데 일본은 과연 우리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한국인은 일본을 너무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일본사회 역시 다양한 시각·측면에서 봐야 한다.예컨대 과거사 청산과관련해 우익에 바탕을 둔 일본정부의 처사는 한심하다.그러나 일본에는 정신대 관련 단체만해도 전국에 수백개나 된다.우리는 정대협등 한두 단체에 불과한 실정 아닌가.일본에는 우익단체도 많지만 반대하는 시민단체도 상대적으로 많다.우리는 이 단체들과 협력해 일본의 변화를 주도하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참여연대를 꾸려가는 과정에서 집도 전세로 옮기고 상당한 개인빚을 진 것으로 안다.참여연대의 재정사정과 박변호사의 한 달 수입은.

참여연대 초창기 특별한 수입이 없다 보니 개인적으로 진 빚이 있다.

시민단체에서 사무국장·사무처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럴 것이다.요즘 한달 수입은 참여연대에서 받는 130만원과원고료· 강연료 등이 조금 있다.2년전부터는 개인돈을 쓰지 않는다.

재정을 안정되게 확보하려면 회원 확대가 관건인데 쉽지 않다.미국의‘그린피스’는 한때 회원이 200만명까지 됐다.

최근 언론이 시민단체를 긍정적으로 보도하고,또 헌신하려는 젊은이가 늘어 희망적이다.

?94년 참여연대 창립후 7년째 사무처장직을 맡아왔는데.

사무처장은 공동대표와 협동사무처장 등 간부회의에서 결정하고 집행위원회에서 심의한 사항을 조정하는 자리이다.힘이 센 자리는 아닌데 상근을 하다 보니 일상적인 결정을 많이 한다.창립초부터 리더십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지 말자고 합의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나에게 집중된 경향이 있다.내년에는 물러나고 싶다.그러나 처장 자리는상근이어서 교수는 맡기 어렵고,간사들은 아직 연륜이 부족하다.내부 변호사 한 분을 섭외 중인데 상근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처장직을물러난다고 참여연대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고 보다 자유로운 상황에서 활동하고 싶다.

?향후 참여연대가 중점사업으로 다룰 분야는.

아직도 무한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한예로 사법개혁을 보면 일본은 배심원제도에 대한 논의가 이미 성숙한 단계이나 한국에선 아직논의조차 없다.한국사회에는 총론만 있고 각론이 없는데 시민운동 역시 마찬가지다.앞으로 지역운동의 외연을 확산하고 생활의 장에서 보통사람의 참여를 확대하는 문제가 큰 과제이다.

글·사진 도쿄 정운현기자 jwh59@
2000-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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