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선거/ 재검표공방 법원마다 ‘오락가락’

美 대통령 선거/ 재검표공방 법원마다 ‘오락가락’

최철호 기자 기자
입력 2000-11-17 00:00
수정 2000-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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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결정하기 위한 플로리다주 재검표 공방을 놓고 각급 법정의 결정들이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크게 가중시키고 있다.

15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캐서린 해리스 주국무장관이 수작업 표집계 중단을 요청한 청원을 기각했다.이 판결은 선거업무를 관장한 국무장관이 이날 오후 2시까지로 연장한 투표집계 마감시간을 넘겨 계속되는 수작업 재집계 과정을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을 무효화시킨 것이다.

특히 전날인 14일 플로리다주 리언카운티 순회지방법원이 오후 5시까지로 정해진 플로리다주 선거집계 마감시간을 유지하라는 테리 루이스 판사의 판결을 뒤집었다.주대법원의 판결로 대선 투표집계 논란은 또한번 논쟁이 가열된 모습이다.

당초 해리스 장관은 루이스 판사의 결정에 따라 마감시간을 5시로확인하되 다소 늦어진 집계과정의 결과를 접수하기 위해 하루 늦은 15일 오후 2시로 마감시간을 연장했다.그러나 주대법원의 이 판결로해리스 장관은 주법이 정한 마감시간을 무시해야하는 상황에 접하게됐다.판결만으로 볼 때 법원이 정치공방에 함께 뛰어들어 주법을 어기는 데 앞장서는 꼴이다.개표의 핵심사항인 수작업 검표작업에 대한결정이 각급심에서 서로 다르게 나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이 11일 제출한 수작업집계 중지소송은 플로리다주 연방지방법원 판사에 의해 기각당해 주내 각 카운티가 저마다 기계를 물리치고 손으로 표를 검사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또한 법원들이 수작업 재집계의 마감시간에 대해 설득력있는 결정을내려주지 못해 해리스 장관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각급 법원의 판결이 판사의 개인 정당 선호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하기 어렵게 한다는 데 있다.

공화당이 수작업 집계의 부당성을 설명,중시시켜달라는 소송을 담당해 기각시킨 플로리다 연방지법 도널드 미들브룩 판사는 97년 클린턴대통령이 지명한 민주당계 판사이다. 그러나 해리스 장관이 마감시간5시를 지켜야 한다고 판결한 순회지방법원 테리 루이스 판사는 주민들이 선출한 자타가 공인하는 소신파 판사이다.

또 이날 수작업 재집계 중단을 요구한 해리스 장관의 청원을 기각한주대법원 7명의 판사들 역시 민주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법원이정당 성향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이 나올만 하다.16일엔 공화당이 수작업 재집계 중지 요청 기각에 불복해 항소한 소송이 애틀랜타 제11항소 법원이 받아들여 심리키로 돼있다.또 해리스 장관이 이날 주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수작업 재집계 결과 접수를 거부하고 나섰다.

해리스 장관 역시 골수 공화당원이라 어떤 의도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민주당이 또 한번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큰 부분이며 또다른 법원에서 또 어떤 판결이 나올지 산넘어 산인 모습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2000-1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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