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눈/ 학벌은 한국의 카스트제도

캠퍼스의 눈/ 학벌은 한국의 카스트제도

이수희 기자 기자
입력 2000-11-14 00:00
수정 2000-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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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점수 따라 한 줄로 늘어서게 만드는 현재와 같은 대학서열 구조에서 대학간 학점교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왜냐하면 ‘학벌'이라는 것 때문에 수험생이 겪는 고통은 실로 엄청나고전사회가 감당하는 손실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명문대=성공'이라는 공식을 풀어내기 위해 공부를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학벌사회로 들어가는 준비운동에 불과하다.영어와 수학 점수를 신화화한 이 학벌주의는 사회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지원서를 써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그 다음이최종학력과 출신대학이다.

토익·토플 점수도,형식적인 자격증 만능주의도 문제지만 이를 일거에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학벌이다.게다가 명문대 선배가 자기후배 끌어당기기 작전까지 벌이는 요즘이다.학벌에 의한 임금차별,승진차별은 물론 결혼에 이르기까지 학벌은 언제고 쫓아온다.

학벌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회는 개성과 능력 모두를 무시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한국판 카스트제도의 노예로만 살아갈 것인가?대형학원도,교육관료도,소위 일류대학 관리들도 도무지 한국교육·한국사회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같다.

요즘 우리사회는 하버드대 졸업장을 버린 빌 게이츠 등 사회적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제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지만 실제로는 뒤만 돌아서면 1∼2점으로 서열매기기에 앞장선다.

대학생마저 이러한 경쟁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학벌을 통해 신분상승을 꾀하는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수희 이대학보사
2000-1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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