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늦은 밤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사무실.
부도냐 회생이냐 갈림길에 선 이 회사의 처지를 반영하듯 뿌연 담배연기만이 사무실을 뒤덮고 있었다.
“어쩌다 대우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자랑스럽게 입사했던 회사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노조원들은 현실이 믿기지 않는듯 군데군데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8일 오전 9시까지 구조조정에 대해 동의를하지 않으면 최종부도처리 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통첩을 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7일 결렬된 회담에서 밝힌 강경 논리는 여전히 지배적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밀어붙이기 식으로 노조를 압박하려 해서는 안된다” 경영진과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어디에서도 구성원들의 책임을 거론하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노조 대변인 최종학씨는 정부와 채권단이 체불 임금을 해결하고 38%에 불과한 공장가동률을 높이는 등 우선적으로 자구회생의 길을 모색한 뒤에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말했다.최씨는 동의서라는 말에 대해서조차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누가 누구에게 동의를 구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상황이 바뀌면 동의할 수도 있다”고 타협의 여지를 내비쳤지만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두어진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이날 밤 9시쯤 이종대 대우차 회장이 노조 사무실을 찾아 긴급 대화를 요청,노조 일부 간부와 간담회를 갖긴 했지만 평행선인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 노조원은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다”면서 “우유값이 없어 애기가 보채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니 선진국이니 하는 논리는 설득력이없다”고 대우 근로자들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 주장의 옳고 그름이나 처지에 대한 이해를 떠나서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전제로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이들의 자세가 작금의 국가경제와 대우가 처한 ‘현실’이라는 실타래를풀어나가는 데 과연 도움이 될지,뿌연 담배연기만큼 답답하게 느껴졌다.
부평 김학준기자 kimhj@
부도냐 회생이냐 갈림길에 선 이 회사의 처지를 반영하듯 뿌연 담배연기만이 사무실을 뒤덮고 있었다.
“어쩌다 대우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자랑스럽게 입사했던 회사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노조원들은 현실이 믿기지 않는듯 군데군데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8일 오전 9시까지 구조조정에 대해 동의를하지 않으면 최종부도처리 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통첩을 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7일 결렬된 회담에서 밝힌 강경 논리는 여전히 지배적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밀어붙이기 식으로 노조를 압박하려 해서는 안된다” 경영진과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어디에서도 구성원들의 책임을 거론하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노조 대변인 최종학씨는 정부와 채권단이 체불 임금을 해결하고 38%에 불과한 공장가동률을 높이는 등 우선적으로 자구회생의 길을 모색한 뒤에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말했다.최씨는 동의서라는 말에 대해서조차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누가 누구에게 동의를 구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상황이 바뀌면 동의할 수도 있다”고 타협의 여지를 내비쳤지만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두어진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이날 밤 9시쯤 이종대 대우차 회장이 노조 사무실을 찾아 긴급 대화를 요청,노조 일부 간부와 간담회를 갖긴 했지만 평행선인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 노조원은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다”면서 “우유값이 없어 애기가 보채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니 선진국이니 하는 논리는 설득력이없다”고 대우 근로자들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 주장의 옳고 그름이나 처지에 대한 이해를 떠나서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전제로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이들의 자세가 작금의 국가경제와 대우가 처한 ‘현실’이라는 실타래를풀어나가는 데 과연 도움이 될지,뿌연 담배연기만큼 답답하게 느껴졌다.
부평 김학준기자 kimhj@
2000-11-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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