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금융개혁에 매진을

[사설] 이제 금융개혁에 매진을

입력 2000-11-07 00:00
수정 2000-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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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정리에 이어 2단계 금융권 구조조정 작업이 가시화하고 있다.정부는 은행 경영평가위원회로부터 한빛·조흥·외환·평화 등 6개 은행에 대한 경영정상화계획 평가결과를 넘겨받아 8일 최종 처리방향을 발표할 방침이다.독자생존이 어려운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은 금융지주회사 아래 하나로 묶고 한미·하나은행은 이번주 안에 합병할 것이라고 한다.

금융권 구조조정이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선결과제임은 새삼 부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우리 경제가 미국 증시 폭락과 국제유가 급등등 외생(外生) 변수에 쉽게 흔들리는 것이 탄탄치 못한 금융시장 구조 때문이란 점은 그간 누차 강조한 바 있다.수만명의 직장인이 일자리를 잃는 상황이 예견되는 데도 불구하고 50여개 기업을 한꺼번에정리하는 것도 건전한 금융 시스템을 복원하자는 뜻에서다.우리는 그동안 금융권 구조조정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나머지 기업이 쓰러질때마다 금융기관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국민세금에 손을 벌리는 악순환을 수없이 보아 왔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이번만은 제대로 된 금융개혁을 해야 한다.따라서 이번 부실 금융기관 처리가 ‘퇴출’ 대신 ‘회생’ 쪽으로 치우쳐서는 곤란하다.퇴출이 전제되지 않은 구조조정은 경영호전을 기약할 수 없다.이미 금융권 구조조정을 위해 무려 109조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그런데도 지금껏 국민세금으로 살려준 부실 금융기관 가운데 정상궤도에 오른 곳이 한군데도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금융부실을 국민세금으로 메워서 손쉽게 해결하려고 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다.

정부는 금융지주회사가 자칫 금융기관 부실을 쓸어담는 집합체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금융지주회사에 부실은행은 물론 부실 종금사와 생명보험회사까지 편입시킨다는것이 정부 구상이다.하지만 서로 이질적인 부실 금융기관을 몇개 모아 놓았다고 해서 경영효율이 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부실 덩어리를 한군데 모으는 작업에 앞서 개별 은행별로 인력 감축과 점포 정리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금융기관이 거대해질수록 오히려 위험관리가 어려워지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국가경제 회생을 위해 또 하나의 ‘넘어야 할 산’을목전에 두고 있다.그리고 그 산은 사회 구성원 모두 힘을 모으지 않고서는 넘기 어렵다.정부는 확실한 잣대와 원칙을 끝까지 고수해 금융개혁이 속빈강정이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정치권도 더이상 경제의 발목을 잡지 말고 공적자금 추가 조성안에 적극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2000-11-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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