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 살았던 세월이 한스럽고 만난 기쁨이 너무 커 누나를 부둥켜안고 울기만하다 돌아왔습니다”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행사 참관차 방북했다가 누나 인숙씨(72)를 55년 만에 만나고 돌아온 백기완(白基玩·67) 통일문제연구소장은 15일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강화도 마니산을 찾았다.
황해도 은율 출신인 백 소장이 누나와 헤어지게 된 것은 45년 광복직후 아버지의 손을 잡고 축구유학차 서울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듬해 작은형과 여동생도 뒤따라 월남했으나 6·25전쟁이 나는 바람에 어머니,누나,큰형과는 생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백 소장은 “누이와의 만남이 처음에는 북한 당국에 의해 거절당했지만 같이 갔던 방문단원들이 ‘백 선생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가만있지 않겠다’는 협박(?)을 가해 결국 서울로 돌아오기 전날인 13일 낮과 밤에 평양 시내 한 음식점에서 누님을 만날 수 있었다”고귀띔했다.
감격적인 만남에서 누나는 “기완아,어머니는 너의 이름을 부르다 37년 전에 돌아가셨단다.도토리처럼 귀엽게 생겼던 네가 왜 이리 늙고말랐느냐”며 절규했고 백 소장도 “어머니, 불효자를 용서하세요.그곱던 누나의 얼굴은 어디 갔어요”라며 울부짖었다.
급하게 방북길에 오르느라 선물 준비를 하지 못해 동료 방북단원들의 도움으로 시계,목도리 등을 급히 구해 누님에게 선물했다는 백소장은 “앞으로 건립할 통일박물관에 기증하기 위해 누님과 나의 눈물젖은 손수건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맑은 대동강물이 오염될까봐5박6일 동안 비누를 한 번도 안썼고 고향의 먼지와 냄새를 담기 위해속옷도 갈아입지 않고 돌아왔다”는 백 소장의 목소리는 통일의 염원이 가득 담긴 듯 더없이 힘찼다.
이창구기자 window2@
황해도 은율 출신인 백 소장이 누나와 헤어지게 된 것은 45년 광복직후 아버지의 손을 잡고 축구유학차 서울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듬해 작은형과 여동생도 뒤따라 월남했으나 6·25전쟁이 나는 바람에 어머니,누나,큰형과는 생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백 소장은 “누이와의 만남이 처음에는 북한 당국에 의해 거절당했지만 같이 갔던 방문단원들이 ‘백 선생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가만있지 않겠다’는 협박(?)을 가해 결국 서울로 돌아오기 전날인 13일 낮과 밤에 평양 시내 한 음식점에서 누님을 만날 수 있었다”고귀띔했다.
감격적인 만남에서 누나는 “기완아,어머니는 너의 이름을 부르다 37년 전에 돌아가셨단다.도토리처럼 귀엽게 생겼던 네가 왜 이리 늙고말랐느냐”며 절규했고 백 소장도 “어머니, 불효자를 용서하세요.그곱던 누나의 얼굴은 어디 갔어요”라며 울부짖었다.
급하게 방북길에 오르느라 선물 준비를 하지 못해 동료 방북단원들의 도움으로 시계,목도리 등을 급히 구해 누님에게 선물했다는 백소장은 “앞으로 건립할 통일박물관에 기증하기 위해 누님과 나의 눈물젖은 손수건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맑은 대동강물이 오염될까봐5박6일 동안 비누를 한 번도 안썼고 고향의 먼지와 냄새를 담기 위해속옷도 갈아입지 않고 돌아왔다”는 백 소장의 목소리는 통일의 염원이 가득 담긴 듯 더없이 힘찼다.
이창구기자 window2@
2000-10-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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