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취재석/ 남북대결보다 화합을 보고싶다

시드니 취재석/ 남북대결보다 화합을 보고싶다

박준석 기자 기자
입력 2000-09-27 00:00
수정 200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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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은 ‘동시입장’이라는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

전세계인들은 화해무드로 나아가고 있는 남북한에 아낌없는 박수를보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사람들은 경기장에서 부딪치는 남북선수의 태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특히 북한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북한 선수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적지않게 실망시켰다.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양궁과 레슬링 두 종목에서 남북 맞대결이 이뤄졌다.

첫번째 대결은 지난 19일 열린 여자양궁 개인전에서였다.북한의 최옥실은 예상을 깨고 준결승까지 진출,한국의 김남순과 만났다.결과는김남순의 승리로 끝났지만 최옥실의 태도는 너무 냉담했다. 김남순의악수제의를 받은 최옥실은 얼굴을 돌린 채 무성의하게 답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어 열린 3·4위전에서도 최옥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김수녕에게 패한 최옥실은 사진기자들의 포즈제의를 무시한 채 울면서 경기장을 떠났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최옥실의 태도에실망하는눈치였다.

이런 태도는 25일 열린 레슬링경기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한국의 심권호와 북한의 강용균이 그레코로만형 54㎏급 준결승에 맞붙었다.결과는 심권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경기 뒤 심권호는강용균에게 다가가 포옹하려 했지만 강용균은 애써 외면한 채 굳은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물론 경기에서 진 선수에게 경기 뒤의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무리인지 모른다. 그러나 위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다,동시입장이다하면서도 정작 선수들의 행동이 예전과 같다면 좀 어색해 보인다.

승패를 떠나 남북한 선수가 다정스레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여줄 때세계인들은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시드니 박준석기자 pjs@
2000-09-2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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