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대혼돈 상태에 빠졌다.주가는 600선을 뚫고 장중 한때 550선까지 수직하락하며 ‘공황’상태에 빠졌고,금리와 환율도 덩달아급등,국제통화기금(IMF)체제 당시의 상황을 방불케 했다.고유가와 구조조정 지연이 해결되지 않는 한 물가상승과 경기급랭이 겹치는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끝없이 추락하는 증시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폭락에 포드의 대우차인수포기라는 3대 악재의 직격탄을 맞은 증시는 수직으로 내려 꽂혔다.
삼성전자는 20만원대가 붕괴됐고 대우차 매각 실패로 추가손실과 채권 회수 지연 등의 부담을 안은 은행주들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등 3대 악재의 위력이 너무 크다며 장세 전망마저 꺼리고 있다.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 투자정보팀장은 “드러난악재의 위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피할 수없을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손쓸 여력이 없는 장세”라고 규정했다.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하락은 어쩔 수 없는 해외요인이라지만 대우차매각 지연으로‘구조조정이 모두 허상’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도 제기됐다.대우증권은 정부 주도의 워크아웃이 한계를 드러냈고 대우그룹 실사에서 나타난 분식결산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대외신뢰감이땅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개혁과 구조조정을 진정으로 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한 대가가이제야 드러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결국 인위적인 부양책은더이상 효력을 볼 수 없으며 대우 등 부실기업의 신속한 처리와 구조조정의 투명하고 조속한 진행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요동치는 금융시장 ‘포드 악재’에 금리와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장단기 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발표가 나온15일 이후 연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콜금리는 16일 0.18%포인트가 오른 데 이어 17일에도 0.19%포인트가상승,연 5.19%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 발표(7일)에 힘입어 각각 연 7.70%,8.89%까지 내려갔던 3년짜리 국고채와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17일 일제히급등,각각 8%대와 9%대로 재진입했다.국고채는전날보다 0.19%포인트가 오른 연 8.11%,회사채는 0.10%포인트가 오른 연 9.06%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동요는 더욱 컸다.원-달러 환율이 무려 11원 50전 폭등,원화가치가 곤두박질쳤다.1,131원 40전으로 마감해 넉달여만에 1,130원대로 올라섰다.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월14일(12원70전) 이후 7개월만의 일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됐다.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와 CP(기업어음)의 유통수익률이 ‘포드 악재’에도 꼼짝않고 있는 것은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 여파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도 들썩이고 있다.14일 2.18%포인트에서 15일 2.19%포인트로 상승했다.지난 16일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10조원의 채권전용펀드 추가조성이 발표됐음에도 금리가 뛰고있는 것은 정부 대책이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않고 있음을 말해준다.한 채권딜러는 “10조원 1차 조성도 다 안된마당에 추가조성 약발이 먹혀들겠느냐”면서 “공적자금 조기투입 등시장이 신뢰할 만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손성진 안미현기자 sonsj@.
*증시 전문가 진단.
고유가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시작된 주가하락은 지난 주말 포드의대우차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전문가 3명의 진단을통해 폭락증시의 처방과 향후 전망을 들어본다.
◆윤재현(尹在賢)세종증권 투자전략팀장 주가급락 원인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배경이 포드가 아닌 우리나라에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으려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정부의 발상의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노동자의 지위보장,채권단 손실 극소화,그리고부품업계의 타격 최소화 등 여러마리의 토끼를 다잡고 대우자동차를매각할 수 있다는 ‘꿈’에서 빨리 깨어야 한다.과감하게 헐값에라도매각하거나 최소한 신속한 매각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문(李相文)대우증권 연구위원 향후 주가 향방은 9월이후 계속된 외국인의 1조원이 넘는 순매도가 ‘단순 매도’인지 아니면 ‘세일 코리아’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단순 매도’라면 급락에 따른 반등세가 이어지겠지만 ‘세일 코리아’라면 외환위기 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18일 국민·주택은행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주들의 하락폭이컸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국내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형성된 결과로 보인다.환율도변수다. 환율이 1,150원이 넘어가면 환차손을 우려,외국인들이 대거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김기태(金基泰)더블유아이카 엥도수에즈증권 이사 주가급락은 고유가·반도체 D램 등 해외변수보다는 기업과 금융권 구조조정이 지연되는데 따른 불신 때문으로 보인다.그리고 국회의 장기공전으로 금융지주회사법이나 공적자금 지원,M&A관련법 등이 발묶여있는 등 정치권에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당분간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수급이 취약한상태에서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국회정상화와 기업·금융권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하락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리 강선임기자 sunnyk@
◆끝없이 추락하는 증시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폭락에 포드의 대우차인수포기라는 3대 악재의 직격탄을 맞은 증시는 수직으로 내려 꽂혔다.
삼성전자는 20만원대가 붕괴됐고 대우차 매각 실패로 추가손실과 채권 회수 지연 등의 부담을 안은 은행주들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등 3대 악재의 위력이 너무 크다며 장세 전망마저 꺼리고 있다.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 투자정보팀장은 “드러난악재의 위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피할 수없을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손쓸 여력이 없는 장세”라고 규정했다.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하락은 어쩔 수 없는 해외요인이라지만 대우차매각 지연으로‘구조조정이 모두 허상’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도 제기됐다.대우증권은 정부 주도의 워크아웃이 한계를 드러냈고 대우그룹 실사에서 나타난 분식결산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대외신뢰감이땅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개혁과 구조조정을 진정으로 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한 대가가이제야 드러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결국 인위적인 부양책은더이상 효력을 볼 수 없으며 대우 등 부실기업의 신속한 처리와 구조조정의 투명하고 조속한 진행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요동치는 금융시장 ‘포드 악재’에 금리와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장단기 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발표가 나온15일 이후 연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콜금리는 16일 0.18%포인트가 오른 데 이어 17일에도 0.19%포인트가상승,연 5.19%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 발표(7일)에 힘입어 각각 연 7.70%,8.89%까지 내려갔던 3년짜리 국고채와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17일 일제히급등,각각 8%대와 9%대로 재진입했다.국고채는전날보다 0.19%포인트가 오른 연 8.11%,회사채는 0.10%포인트가 오른 연 9.06%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동요는 더욱 컸다.원-달러 환율이 무려 11원 50전 폭등,원화가치가 곤두박질쳤다.1,131원 40전으로 마감해 넉달여만에 1,130원대로 올라섰다.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월14일(12원70전) 이후 7개월만의 일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됐다.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와 CP(기업어음)의 유통수익률이 ‘포드 악재’에도 꼼짝않고 있는 것은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 여파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도 들썩이고 있다.14일 2.18%포인트에서 15일 2.19%포인트로 상승했다.지난 16일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10조원의 채권전용펀드 추가조성이 발표됐음에도 금리가 뛰고있는 것은 정부 대책이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않고 있음을 말해준다.한 채권딜러는 “10조원 1차 조성도 다 안된마당에 추가조성 약발이 먹혀들겠느냐”면서 “공적자금 조기투입 등시장이 신뢰할 만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손성진 안미현기자 sonsj@.
*증시 전문가 진단.
고유가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시작된 주가하락은 지난 주말 포드의대우차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전문가 3명의 진단을통해 폭락증시의 처방과 향후 전망을 들어본다.
◆윤재현(尹在賢)세종증권 투자전략팀장 주가급락 원인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배경이 포드가 아닌 우리나라에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으려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정부의 발상의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노동자의 지위보장,채권단 손실 극소화,그리고부품업계의 타격 최소화 등 여러마리의 토끼를 다잡고 대우자동차를매각할 수 있다는 ‘꿈’에서 빨리 깨어야 한다.과감하게 헐값에라도매각하거나 최소한 신속한 매각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문(李相文)대우증권 연구위원 향후 주가 향방은 9월이후 계속된 외국인의 1조원이 넘는 순매도가 ‘단순 매도’인지 아니면 ‘세일 코리아’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단순 매도’라면 급락에 따른 반등세가 이어지겠지만 ‘세일 코리아’라면 외환위기 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18일 국민·주택은행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주들의 하락폭이컸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국내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형성된 결과로 보인다.환율도변수다. 환율이 1,150원이 넘어가면 환차손을 우려,외국인들이 대거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김기태(金基泰)더블유아이카 엥도수에즈증권 이사 주가급락은 고유가·반도체 D램 등 해외변수보다는 기업과 금융권 구조조정이 지연되는데 따른 불신 때문으로 보인다.그리고 국회의 장기공전으로 금융지주회사법이나 공적자금 지원,M&A관련법 등이 발묶여있는 등 정치권에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당분간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수급이 취약한상태에서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국회정상화와 기업·금융권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하락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리 강선임기자 sunnyk@
2000-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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