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가족 추석 준비 “북쪽형제 사진들고 성묘”

이산상봉 가족 추석 준비 “북쪽형제 사진들고 성묘”

이창구 기자 기자
입력 2000-09-04 00:00
수정 2000-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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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는 더욱 정성스럽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달 50년 동안 헤어졌던 혈육과 감격적으로 만났던 이산가족들에게 올 추석은 더없이 특별하다.

그동안 반신반의하며 부모님 제사를 미뤄왔던 사람들은 북쪽 형제들로부터 부모님의 사망 사실과 제삿날을 전해듣고 늦게나마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북에서 내려온 형제들을 만났던 이들은 부모님 묘소에 북쪽 형제들의 사진을 들고가 성묘를 하기로 하는 등 ‘특별한’ 추석을 준비하고 있다.

방북단에 포함돼 평양에서 동생 4명을 만나고 온 장두현(張斗顯·74·경기 화성군 장안면)씨는 동생들로부터 부모님의 기일이 각각 7월19일과 12월11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부모님의 생전 사진도 받아왔다.명절만 되면 차례상을 차려야 할지 고민했던 장씨는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의 사진까지 모시고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낼 수 있게됐다”면서 “못난 장남의 제사상을 받는 부모님들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북에서 만난 누나에게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한 김상현씨(66·서울 송파구 마천동)는 올 추석에 어머니에게 첫 제사를 드릴 예정이다.

김씨는 “아직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지만정성껏 제사상을 차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허탈해했다.

북에서 온 형 김동진(金東眞·74)씨를 만났던 동만(東滿·68·서울은평구 갈현동)씨는 추석때 형의 사진을 들고 부모님의 묘소에 갈 생각이다.동만씨는 92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부모님 묘소옆에 형의 가묘까지 만들었다.

죽은 줄만 알고 사망신고까지 했던 형 김덕호(金德鎬·74)씨를 만난 기호(圻鎬·65·서울 은평구 녹번동)씨는 부모님 비석에 새긴 자손명단에 형과 조카들의 이름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창구 윤창수 조태성기자 window2@
2000-09-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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