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7년 친자확인 소송을 다룬 미국 뉴욕의 한 법정에서 아이를출산한 생모의 권리보다 계약을 우선하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인간의 생명이 상품으로 인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뉴저지주 럿거스 주립대학이 만든 ‘1990년대의 생식법률’은 더욱 놀랍다.‘불임여성’‘불임부부’ 등 용어가 ‘생식대안’‘생식옵션’ 등 계약용어로 바뀌어 있는 것이다.어떤 사물이 자연의 일부로 존재할 때와 상품화 됐을 때 그 명칭이 바뀌듯이 인체기관의 거래가 일반화되면 인체도 상업용 명칭으로 부를 수 있음을 이 법률은 보여 준다.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서울대학교 황우석(黃禹錫)교수팀의 인간배아 복제 성공소식에 접한 국내 여성계와 시민단체들의 탄식이다.의학계가 “난치병 극복의 진입로에 들어섰다”며 환호하는 데 반해 이들은 “임신산업 등장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로보는 것이다.
단세포 상태의 수정란은 하루가 지나면 두개의 세포로 분열하고 14일째가 되면 오디(뽕나무 열매)만한 크기의 세포덩어리로 성장한다.
이 세포덩어리를 배반포(胚盤胞)라고 하는데 배반포는 척추·내장 등인체의 210여개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 이후부터 모든 장기가 형성되는 8주까지를 배아(胚芽),배아 이후 출산전 단계까지를 태아라고 한다.황교수팀의 배아복제 성공은 특정장기로 성장할 수 있는 세포를 배양해 환자의 고장난 장기에 이식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종교계와 여성계는 배아복제가 실용화되면 간·심장·쓸개등 인체 기관이 자동차의 부품처럼 주문생산 내지 대량생산되는 시대가 온다고 본다.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생식산업(生殖産業)과 골라잡는생식 슈퍼마켓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 단계에 이르면 혈액·정액·조직·세포 등이 ‘나(생명)의 한 부분'이 아니라 ‘나의 재산'으로 인식되고 마침내는 상품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경고다.
국내 여성학계에서는 인간배아 복제 같은 생명공학을 “자본의 탐욕이 저지르는 재앙”으로 규정한다.대구 효성가톨릭대 손덕수 교수는“생명의 모태인 자연을 황폐화시킨 다국적 자본이 인류의 모태인 여성의 자궁을 새로운 이윤창출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한다.그런 의미에서 손 교수는 “이제 인류의 적은 억압적 권위주의만이 아니라 ‘신의 밀실’인 모성에 해부용 메스를 들이대는 생명공학”이라고 단정한다.난치병 극복도 필요하지만 인간생명의 상품화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 두렵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서울대학교 황우석(黃禹錫)교수팀의 인간배아 복제 성공소식에 접한 국내 여성계와 시민단체들의 탄식이다.의학계가 “난치병 극복의 진입로에 들어섰다”며 환호하는 데 반해 이들은 “임신산업 등장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로보는 것이다.
단세포 상태의 수정란은 하루가 지나면 두개의 세포로 분열하고 14일째가 되면 오디(뽕나무 열매)만한 크기의 세포덩어리로 성장한다.
이 세포덩어리를 배반포(胚盤胞)라고 하는데 배반포는 척추·내장 등인체의 210여개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 이후부터 모든 장기가 형성되는 8주까지를 배아(胚芽),배아 이후 출산전 단계까지를 태아라고 한다.황교수팀의 배아복제 성공은 특정장기로 성장할 수 있는 세포를 배양해 환자의 고장난 장기에 이식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종교계와 여성계는 배아복제가 실용화되면 간·심장·쓸개등 인체 기관이 자동차의 부품처럼 주문생산 내지 대량생산되는 시대가 온다고 본다.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생식산업(生殖産業)과 골라잡는생식 슈퍼마켓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 단계에 이르면 혈액·정액·조직·세포 등이 ‘나(생명)의 한 부분'이 아니라 ‘나의 재산'으로 인식되고 마침내는 상품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경고다.
국내 여성학계에서는 인간배아 복제 같은 생명공학을 “자본의 탐욕이 저지르는 재앙”으로 규정한다.대구 효성가톨릭대 손덕수 교수는“생명의 모태인 자연을 황폐화시킨 다국적 자본이 인류의 모태인 여성의 자궁을 새로운 이윤창출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한다.그런 의미에서 손 교수는 “이제 인류의 적은 억압적 권위주의만이 아니라 ‘신의 밀실’인 모성에 해부용 메스를 들이대는 생명공학”이라고 단정한다.난치병 극복도 필요하지만 인간생명의 상품화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 두렵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2000-08-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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