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의 진로](2)경제장관들의 정책컬러

[새 경제팀의 진로](2)경제장관들의 정책컬러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2000-08-09 00:00
수정 2000-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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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경제팀’의 정책컬러는 실용적 개혁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개혁을추진하되 시장과 국가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로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이 기획예산처장관 시절 많은 개혁성과를 거두면서도 소리가 없었던 점이 이를 반영한다.공공부문 개혁을 맡았던 진장관은담배인삼공사 내부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공사 민영화 계획을 늦춘 적이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개혁’을 추진해 왔다.

진장관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원칙주의자”라면서도 “경제는 살아움직이는 생물이기 때문에 탄력성있게 운용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안정적개혁성향을 내비친 것이다.스스로를 ‘시장주의자이자 기업주의자’라고 규정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진념 경제팀의 구성원들도 실용적 개혁성향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경제기획원(EPB)출신으로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생각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다.불협화음을 감안하면 최상의 팀워크인 셈이다.

우선 재벌과 기업개혁을 맡은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내최고의 공정거래 이론가’답게 원칙을 지키면서 부드러운 재벌·기업개혁을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장관은 공공부문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공정위 근무시절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있는 재벌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보내면 “오너가 직접 오라”고 호통을 쳤던 업무스타일이 공공부문 개혁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같다.첫 장관직이라는 점도 의욕적인 활동을점칠 수 있게 한다.

뚝심을 가진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이 금융개혁을 어떻게 끌어갈 것인지도 관심이다.

이위원장은 한국투자신탁사장과 산업은행 총재를 맡아 금융실무를 파악했지만 금융정책을 다뤄본 적이 없는 세제통으로 꼽힌다.

기업·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은 칼날위에 서있고 금융 해결사들도손에 땀을 쥐게할 정도로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시장을 매끄럽게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은 이위원장의 단점이자 ‘진념 경제팀’의최대 약점이기도하다.이런 탓에 진념장관의 라인과 스태프조직에 금융전문가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념 경제팀의 또다른 문제점은 비둘기파만 가득하고 악역을 맡을 매파가없다는 점이다.금감위원장 시절 온갖 비난을 받아가면서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악역을 맡았던 이헌재(李憲宰)전재경장관 같은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진념 경제팀의 이런 특색은 ‘개혁의 무리수’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개혁의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
2000-08-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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