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이 국토를 바꾼다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이 국토를 바꾼다

김윤기 기자 기자
입력 2000-07-18 00:00
수정 2000-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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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폐허에서 산업화의 기치를 내걸며 국토 개발에 착수한 지 어언 40년.산하를 잘라 도로를 내고 강을 막아 댐을 만들며 바다를 메워 산업단지를조성하면서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빨리 변한 국토에서 살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로 상징되는 우리 국토가 이제 다시 한번 변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바로 디지털 열풍이다.80년대 초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 한 미래학자의 단순한 지적 유희라고 생각했건만 이미 우리는 그 거대한 물결의 심장부에 잠겨 있다.국토 역시 그렇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국토 개발로 인한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 환경파괴와 인간 소외,짜증나는 교통난 등의 문제점을 우려한다.불과 얼마 전만해도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로,상·하수도 등 과감한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투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전국 어느 곳이나 시원하게 뚫리는 고속도로망을 생각하며 그때가 되면 지역불균형문제도,환경문제도 자연히 해소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이제 길을 대신하여 초고속통신망과 컴퓨터가 지역의 발전과생활의 윤택을결정하는 좀더 효과적인 수단으로 등장했다.업무,교육,의료,문화,쇼핑, 정보,금융…등 개인과 기업이 삶의 기본이라고 믿는 조건들이 이제는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벤처기업의 다양한 콘텐츠로 컴퓨터 앞에 앉은 우리에게 전달되고있다.

굳이 혼잡하고 삭막한 수도권에 모여 살지 않아도 좋은 교육,다양한 문화를맘껏 누리면서 재택근무를 통해 직장활동이 가능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연환경이 수려한 산간 오지나 벽촌이 더 윤택한 삶의 공간이 될것이다.

그러나 막연히 기대만 한다고 이런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우선 지난날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개발행정이 오늘날의 대도시 집중과 환경파괴를 가져왔듯 지금 진행되는 정보통신혁명도 자칫 정보의 집중화를 가져와5년 후 또는 10년 후 지역간에 디지털 디바이드로 나타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광케이블 등 정보 인프라 설치에 낙후 지역이나 지방을 우선함으로써 지역 차별없는 정보화가 추진돼야 한다.

또 지역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콘텐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지금까지 제조업의 육성이 지역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듯이 이제는 정보통신 콘텐츠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경제단체의 공공 서비스뿐 아니라 의료,교육,문화,영상,쇼핑 등 지역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도록 콘텐츠산업 육성에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때 길이 뚫려야 마을이 생긴다고 했지만 이제는 광케이블과 컴퓨터 단말기,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야 풍요로운 국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됐다.

金允起 건교부 장관
2000-07-18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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