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 활기 띤다

‘호주제 폐지’ 활기 띤다

허윤주 기자 기자
입력 2000-07-17 00:00
수정 2000-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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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5살배기 아들을 둔 30대 주부가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호적을정리하려고 동사무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앞으로 이 집의 호주는 5살배기 아들이 된단다.

사례2.두 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던 50대 부부.중소기업사장이던 남편이 과로로 사망,장례식을 치르는데 병원 영안실에 내연의 여인이 고인의 아들이라며 아이 하나를 데리고 나타났다.이 경우에도 ‘혼외의 아들’이 본처와 두 딸을 제치고 호주가 된다.

상식과는 거리가 먼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한마디로 말해 호주승계순위를 아들,손자,미혼의 딸,처,어머니 순으로 못박은 호주제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과 가부장제의 주범으로 비판 받아온 호주제를 폐지하기 위한 여성계의 움직임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8월중 ‘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를 발족한다.이들 3개단체는 지난 6월말 30여개 여성·시민단체에 시민연대 결성을 제안했다.한편 호주제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사례를 모집하고 이들을 원고인단으로 하는 위헌소송을 빠르면 새달 중 헌법재판소에 제기할 방침이다.

여성단체연합 이경숙 정책부장은 “호주제는 미풍양속이 아니라 일제시대 통치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수단으로 오래전에 일본도 폐지한 법”이라며 “핵가족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가족형태를 수용하지 못하는 호주제는 하루빨리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계는 그 대안으로 ‘실제로 함께 사는 부부와 미혼자녀를 기본단위로 하는 부부중심,친권자 기준의 호적 편제방식’을 제안하고 있다.즉 부계혈통에따른 호적이 아니라 부부의 성명을 함께 써넣고, 부모가 합의해 어머니의 성도 자녀의 성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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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측은 이에 대해 “한국사회를 결속시켜 국난극복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온 전통가족제도를 파괴하려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한다.성균관,씨족공동체연합 등 유림단체들은 앞으로 집단대응도 불사하겠다는 태세여서호주제 폐지운동의 앞날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허윤주기자]
2000-07-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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