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하는 시위문화 싹튼다

타협하는 시위문화 싹튼다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2000-07-13 00:00
수정 200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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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노·정이 대타협을 이끌어낸 것을 계기로집회 및 시위문화가 대화와 협력의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계의 집단 폐업과 롯데호텔 노조의 파업,금융산업 노조의 집단행동 등은 국민생활에 큰 불편을 끼친 것은 물론 노·사·정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약사회의 ‘약사법 개정 논의 불참선언’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12일 하루 서울시내에서 81건의 집회가 열려 1만5,800명이 참석하는 등 최근 집회와 시위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노·정이 ‘은행 파업’ 문제를 해결한 이후 노사의 움직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고통을 분담하는 노사문화의 정착에 대한 기대감을갖게 한다.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노조들 가운데는 의료계와 금융계의 집단행동을 거울삼아 ‘협상을 통해 실익을 얻자’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열린사회시민연합 박홍순(朴洪淳·37) 사무처장은 “금융파업 사태는 이성적이고 원만한 형식과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늘어날 집단간 갈등 해결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롯데호텔 노조와 동반 파업중인 힐튼호텔,스위스그랜드호텔 노조가 그 예다.

18일째 파업중인 힐튼호텔 김상준(金常俊) 노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5가 호텔 주차장에서 집회를 가진 뒤 “오늘 아침 회사로부터 협상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회사측이 교섭에 임한다면 협상을 통해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최대한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노사 모두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바꿔 협상을 통한 실익을 모색키로 했다.

22일째 파업중인 한국고속철도공단의 김충기(金忠基) 노조부위원장도 “최근의 주변상황을 감안해 노조 입장에서는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조혜정(曺惠貞·여) 교수는 “밀리면 끝장이라는 대립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쟁점에 대해 단계별·과정별로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실익을 챙기는 ‘윈-윈’(WIN-WIN)의 지혜를 익혀야 한다”고 지적했다.정부와 협상을 통해 막판 극적인 타결점을 찾은 금융산업노조를 거울삼아‘대화를 통해 실익을 챙기자’는 분위기가 최근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노조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참여연대 김상조(金尙祚·39) 재벌개혁감시단장은 “의료보험노조나 약업계도 금융산업노조의 예처럼 정부와 함께 파국을 피해 타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흥사단 이은택(李殷澤·38) 사업부장도 “금융개혁이든,의약분업이든 국민이 지지하는 대원칙 앞에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해결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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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기자 kkwoon@
2000-07-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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