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직접대화 않는 금융당국

[오늘의 눈] 직접대화 않는 금융당국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2000-07-06 00:00
수정 2000-07-0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요즈음 세상은 대란(大亂) 아니면 이야기가 안될 정도로 어수선한 지경이다.의료대란에 이어 목전에 다가온 금융대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 등 경제관료들은 금융 구조조정과 관련,노조의 파업움직임이 구체화되자,“은행합병은없다,인원·점포정리도 없다”며 노조 달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그러다 대통령의 질책이 있자 “강제적 합병이 없다고 했지 은행합병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은행 구조조정은 타협사안이 아니다”는 등 말을 바꿨다. “내 책임 아래 이번 파업을 막겠다”는 이 금감위원장의 선언이 나온것도 대통령의 질책 이후다.

금융당국이 파업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 애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노조와의 협상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특히 이번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이용득(李龍得) 금융산업 노조위원장과의 협상은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와관련,“노조위원장을 만나려고 해도 만나주지 않는다”고어려움을 하소연한다.참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그렇다면 직접 노조사무실로 노조위원장을 찾아가서 만나면 어떤가.찾아가면 장관급 위원장 위신에 손상이라도 간다는 말인가.책임지고 파업을 막겠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다른 관료들은 어땠나.이헌재 전임 위원장은 98년 1차 구조조정당시 총파업을 선언한 금융노조원들이 농성 중인 명동성당을 찾아가 노조원들에게 멱살까지 잡혀야 했다.또 당시에는 노조원들이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금감위를 찾아왔다고 한다. 경우는 다르나 정원식(鄭元植) 전 총리는 강연하기 위해 들른 외대에서 학생들로부터 교육정책 문제로 밀가루 세례까지 받아야 했다.

정부 당국자는 정책결정을 내리기 전이라면 몰라도 정해진 뒤라면 일관성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나아가 노조 등 행정수요자들이 이같은 정책결정을이해하지 못한다면 정책당국자들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

[박현갑 경제팀
2000-07-06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