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김기창 화백 米壽전

운보 김기창 화백 米壽전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2000-07-01 00:00
수정 2000-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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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화백(88)이 은거 4년만에 작품으로 모습을 드러낸다.갤러리 현대는 ‘바보예술 88년-운보 김기창 미수기념 특별전’을 7월 5일부터 8월 15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분산 개최한다.한국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운보의 극적인 삶과 자유분방한 예술세계를 총정리하는 자리다.

1913년 서울 운니동에서 태어난 운보는 1920년 장티푸스로 청력을 잃었고 1976년에는 아내인 우향 박래현과 사별했다.그러나 운보는 그런 절망을 오히려 희망의 언덕으로 삼으며 빛나는 작품을 토해냈다.그러나 이제 그림을 그릴 수 없다.96년 스승인 이당 김은호 화백의 후학모임인 후소회 창립 60주년기념전에 참석했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그는 현재 충북 청원 ‘운보의 집’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100㎏이 넘던 당당하던 체구가 60㎏대로 줄었다.생사의 고비를 수차례 넘긴 그는 요즘 깊은 상념에 빠져 있다.그중하나가 월북한 막내동생 기만과 여동생 기옥을 생전에 과연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기만은현재 공훈화가로 활동중이며,기옥은 의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운보.그가 남긴 작품은 1만점이 훨씬 넘는다.

표현의 진폭 또한 어느 작가도 따를 수 없다.인물과 화조에 대한 사실적인묘사에서부터 조선시대 민화의 정취와 익살을 대담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한‘바보산수’,한국 산하의 정기를 수묵의 농담과 단순한 색상으로 힘차게 그려낸 ‘청록산수’,그리고 인생의 비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추상작품에 이르기까지 광대무변하다.

이번 미수전은 운보 생전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뜻깊은 전시다.그런 만큼 작품 선정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운보 전작도록에 실린 4,000여점의작품중 초기에서 현대까지 장르별로 88점을 가려 뽑았다.특히 일본에 있는제13회 선전 입선작 ‘정청(靜聽)’(1934년)과 개인소장의 ‘군마도’(1969년,1986년)는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한편 이번 전시엔 가로 1m,세로 75㎝ 크기로 확대된 1만원권 한화 지폐 한 장이 작품으로 내걸린다.그 이유는 뭘까.1만원권 지폐에등장하는 세종대왕을 그린 영정작가가 바로 운보란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운보는 세종대왕 외에 을지문덕·김정호·무열왕 등의 표준영정을 남겼다.

운보의 개인전이 열리는 것은 8년만이다.지난 93년 1,200여 작품이 선보인예술의전당 ‘팔순기념 대회고전’이 양적으로 압도한 전시였다면,이번 미수전은 운보의 걸작만을 엄선한 알짜배기전시란 점에서 관심을 끌 만하다.입장료는 일반 5,000원,초·중·고생 3,000원,학생단체할인 2,000원.(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
2000-07-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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