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venture)기업’이란 잘되면 대박을 터뜨리되 잘못되면 쪽박을 찰 수있는 모험기업을 가리킨다. 신기술이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어난 벤처기업언저리에는 늘 큰 수익의 신기루와 함께 도산의 위험이 어른거린다.아이디어는 반짝이지만 시장이 받아줄지,사업이 지속될지 여부가 안개에 가려있는 것이 벤처기업의 모습이다.
지난 97년 북한에서 남한으로 망명한 방영철씨(31)가 최근 ‘이제 벤처는평양이다’라는 제목의 대북(對北)투자가이드 책을 펴냈다고 한다.남북한을두루 살아본 그의 눈에 북한의 문이 활짝 열리면 장사할 기회가 적지 않게보이는 모양이다.북한에 귀한 냉장고를 들고 가고 북한에 크게 부족한 목욕탕을 지으면 짭짤한 이익이 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북한 동포들이 즐기지 않는 복어를 남한으로 들여오고 남아도는 북한의 정보통신인력을 구인난의 남한에 공급하면 좋은 장사가 된다는 판단이다.그가 꼽은 133개의 유망 품목은엄밀히 말해 새 아이디어나 기술을 특징으로 하는 벤처는 아니다. 남북한이서로 필요한 품목을 유통시켜 산업을보완시키자는 것이 요지이다.
사실 북한은 마그네사이트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여기에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을 합치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만큼 성공할 공산이 크다.그런데도 북한 전문가들은 지금껏 “대북 진출사업을 ‘벤처중의 벤처’”라고 일컬어왔다.흔히 북한 사업의 벤처 성격이 두드러지는 것은 높은 수익성보다는 불투명성이 높은 모험성 때문이다.무엇보다 남북한간 기본적인 투자협정도 없어 남한 기업이 북한에 투자해도 원금을보장받을 길이 현재로서는 없다. 북한은 변화속도가 베트남이나 중국보다 더딘,폐쇄적인 국가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국내기업인들이 선뜻 들어가기에는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북한 장래는 북한이 얼마나 국제사회와 남한 동포에게 신뢰를 주느냐,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부족한 투자자금을유치하고 이 돈으로 도로와 인프라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의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이 믿음을 준다면 북한 사업에서 벤처의 위험성보다 수익성에 주목한기업인들이 몰려갈 것이다.또 우리 정부가 평양이란 ‘벤처기업’을 키우는벤처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모름지기 모처럼 이루어진 남북정상의 만남이 ‘평양 벤처 키우기’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지난 97년 북한에서 남한으로 망명한 방영철씨(31)가 최근 ‘이제 벤처는평양이다’라는 제목의 대북(對北)투자가이드 책을 펴냈다고 한다.남북한을두루 살아본 그의 눈에 북한의 문이 활짝 열리면 장사할 기회가 적지 않게보이는 모양이다.북한에 귀한 냉장고를 들고 가고 북한에 크게 부족한 목욕탕을 지으면 짭짤한 이익이 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북한 동포들이 즐기지 않는 복어를 남한으로 들여오고 남아도는 북한의 정보통신인력을 구인난의 남한에 공급하면 좋은 장사가 된다는 판단이다.그가 꼽은 133개의 유망 품목은엄밀히 말해 새 아이디어나 기술을 특징으로 하는 벤처는 아니다. 남북한이서로 필요한 품목을 유통시켜 산업을보완시키자는 것이 요지이다.
사실 북한은 마그네사이트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여기에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을 합치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만큼 성공할 공산이 크다.그런데도 북한 전문가들은 지금껏 “대북 진출사업을 ‘벤처중의 벤처’”라고 일컬어왔다.흔히 북한 사업의 벤처 성격이 두드러지는 것은 높은 수익성보다는 불투명성이 높은 모험성 때문이다.무엇보다 남북한간 기본적인 투자협정도 없어 남한 기업이 북한에 투자해도 원금을보장받을 길이 현재로서는 없다. 북한은 변화속도가 베트남이나 중국보다 더딘,폐쇄적인 국가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국내기업인들이 선뜻 들어가기에는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북한 장래는 북한이 얼마나 국제사회와 남한 동포에게 신뢰를 주느냐,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부족한 투자자금을유치하고 이 돈으로 도로와 인프라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의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이 믿음을 준다면 북한 사업에서 벤처의 위험성보다 수익성에 주목한기업인들이 몰려갈 것이다.또 우리 정부가 평양이란 ‘벤처기업’을 키우는벤처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모름지기 모처럼 이루어진 남북정상의 만남이 ‘평양 벤처 키우기’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2000-06-14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