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경매장 가는 길

[굄돌] 경매장 가는 길

박혜경 기자 기자
입력 2000-06-12 00:00
수정 2000-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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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을 보고 즐기는 이들은 집을 고르는 취향이나 공간의 꾸밈새는 물론마시는 찻잔에 이르기까지 반지르한 윤이 흐르는 새 것은 어쩐지 푸근함이없어 싫다고 한다.예술품을 조예있게 보는 시각은 관심에서 시작해서 그 분야의 다양한 보고(寶庫)를 두루 체험해 나름의 선호도와 분별력을 갖춘 뒤시간과 투자를 거듭해야 생성되는 것이다.

남다른 수집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뭔가 자신만의 얘기거리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경매는 바로 이러한 나름의 이야기들이 한데모여 선을 보이는 장이다.

일년에 600여회의 경매가 열리는 소더비의 경매장은 끝없는 세계적 바자회라고 일컬어진다.처음 경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자주 듣게 되는 말 중의 하나는 이런 게 다 어디서 나온 것이냐는 질문이다.미술품과 같은 예술품만이 아니라 보석이나 와인 등 개인기호품에서 서적,시계,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아이템들이 모두 경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외국생활을 많이 한 사람들의 친목적인 형태나 딜러 집단 등을 통한 이벤트형 경매도 있지만 소장품을 팔고자하는 사람들과 사고자하는 사람들의 직접적인 시장역할을 하는 공인된 경매를 통해서 일반인들은 보다 폭넓은 시장과세련된 안목을 만날 수 있다.그래서 경매장은 훌륭한 사교의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미술품의 경우 전세계 시장의 70%이상이 경매로 거래되고 있다.꾸준한 관심을 갖고 경매장을 자주 찾는 것이 자신이 열정을 갖고 있는 분야에 가깝게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다.경매장은 결코 특정한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 아니며 고가의 물건들만 팔리는 곳도 아니다.

공동의 취미를 갖고 경매장을 찾은 부부나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이 새 집에걸 작품을 사기 위해 응찰에 참여하는 모습은 쉽게 눈에 띤다.온갖 예술품들이 풍성한 경매장은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연장선 위에서 정서의 활기를 북돋아 주는 문화체험의 길인 것이다.



박혜경 미술품 경매사.
2000-06-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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