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전 전남지방의 어느 군수로부터 인편을 통해 그 지역 공무원과 농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요청을 받았다.그래서 그 지방 군청에서 강의를 마치고 축산농가를 방문하여 현장 지도를 하게 되었다.그런데 그때 농민들뿐만아니라 그 군수도 축사 안으로 들어와 옆에서 내가 하는 현장강의를 열심히들으며 메모를 하는 매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그리고 그는 내가 어느 소를 내진할 때는 쇠꼬리를 잡아 보정해 주는 궂은 역할까지 자청했다.그의 바지와 옷은 금새 쇠똥이 튀어 더럽혀졌다.하지만 그는 그러한 봉변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나는 그 모습을 보며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그로부터 얼마 후 그 군수는 자기네 지방 축산농민 400여명을 동반하여 우리 연구실과 실험목장을 견학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하지만 나는 여건상20∼30명 이상은 곤란하다는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는 내 답신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으로 줄인 인원이 이 정도라며 관광버스에 105명을가득 태우고 왔다.
아니나 다를까,해프닝이 일어나고 말았다.지난 몇십년을 돌이켜봐도 정부의 부당한 시책이나 조세 등을 이유로 데모를 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몰려든적은 있어도 단순히 견학을 위해 그 정도의 농민들이 서울대로 모인 적은 없었다.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정문을 지키는 경비원들이 데모군중으로 오인하는 통에 적잖은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그들은 결국 무사히 견학을 마치고내려갔고,우리는 더 많은 농민들이 올 수 없었음을 안타까워했다.
군수라는 직책은 지방행정책임자의 상징적 자리이다.과거에는 근엄하고 지위가 높은 관료로서의 면모가 크게 두드러졌다.하지만 그 군수는 보이지 않는 마음 속에서 군민의 복리와 행복을 최상으로 받들고 있었다.누추한 시골마을 축사에 덥석 들어와 쇠꼬리를 잡아주고,이른 새벽부터 군내 농민들을직접 인솔하여 대학 연구실을 견학시키는 그의 마음.나는 그의 마음에서 진실한 관리의 표상을 보았고 그에게서 지방자치시대의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었다.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그로부터 얼마 후 그 군수는 자기네 지방 축산농민 400여명을 동반하여 우리 연구실과 실험목장을 견학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하지만 나는 여건상20∼30명 이상은 곤란하다는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는 내 답신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으로 줄인 인원이 이 정도라며 관광버스에 105명을가득 태우고 왔다.
아니나 다를까,해프닝이 일어나고 말았다.지난 몇십년을 돌이켜봐도 정부의 부당한 시책이나 조세 등을 이유로 데모를 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몰려든적은 있어도 단순히 견학을 위해 그 정도의 농민들이 서울대로 모인 적은 없었다.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정문을 지키는 경비원들이 데모군중으로 오인하는 통에 적잖은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그들은 결국 무사히 견학을 마치고내려갔고,우리는 더 많은 농민들이 올 수 없었음을 안타까워했다.
군수라는 직책은 지방행정책임자의 상징적 자리이다.과거에는 근엄하고 지위가 높은 관료로서의 면모가 크게 두드러졌다.하지만 그 군수는 보이지 않는 마음 속에서 군민의 복리와 행복을 최상으로 받들고 있었다.누추한 시골마을 축사에 덥석 들어와 쇠꼬리를 잡아주고,이른 새벽부터 군내 농민들을직접 인솔하여 대학 연구실을 견학시키는 그의 마음.나는 그의 마음에서 진실한 관리의 표상을 보았고 그에게서 지방자치시대의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었다.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2000-06-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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