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봉투 판매 ‘유명무실’

1회용봉투 판매 ‘유명무실’

입력 2000-05-29 00:00
수정 2000-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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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도입된‘1회용 봉투 유상판매제’가 소비자들의 의식부족과 당국의 단속 소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회용품 규제 대상인 10평 이상의 매장에서는 손님들에게 물건을 담아 줄때 비닐봉투는 20원,종이봉투는 100원을 받게 돼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편의점이나 동네 슈퍼마켓 등은 유상판매를 꺼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20평 규모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최모씨(53)는“손님들로부터 야박하다는 핀잔을 들을 것 같아 비닐봉투를 계속 공짜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 H백화점은 유상판매제가 실시된 이후 하루평균 300장의 종이봉투와 60장의 비닐봉투를 수거하고 있으나 곧장 쓰레기매립장으로 보내기일쑤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봉투를 들고와 환불받기 때문에 재활용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백화점 직원 이모씨(60)는 “회수한 비닐봉투를 처리하려면 1,780원짜리 대형 쓰레기 봉투를 다시 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회용 비닐봉투를 공짜로 주면 3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하지만 단속 공무원들은 매장의 크기 등 단속에 필요한 기본사항조차 파악하지못하고 있다.

비닐봉투를 공짜로 주고 있다는 슈퍼마켓 주인 조모씨(40·서울 송파구 거여동)는 “단속나온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대부분의 동네 슈퍼마켓은 단속기준의 경계선인 9∼11평 규모여서 막상 단속을 나온다 해도 대상업체인지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등기부등본 등 정확한 자료에 근거해 단속대상을 분류하기보다는 눈짐작으로 판별하고 있다.D구청 청소행정과 정모씨(51)는 “규제대상 업소의 명단조차 파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력부족으로 위반업소를적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 김태수(金太秀·33) 사무국장은 “매장의 크기와 상관없이 업소가 1회용 봉투를 공짜로 주면 처벌받도록 관련규정을 바꾸고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손님에게는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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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
2000-05-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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