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금난 파장/ 자구책 발표스케치

현대 자금난 파장/ 자구책 발표스케치

입력 2000-05-29 00:00
수정 2000-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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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28일 밤 시장 신뢰회복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심끝에 ‘입장’을발표했으나 정부와 채권단은 “크게 미흡한 수준”이라며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현대사태는 다시 혼미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후 8시40분쯤 ‘현대의 입장’을 전해들은 김영재(金暎才)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은 3차례에 걸쳐 정부입장에 대한 표현을 수정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김 대변인은 현대의 입장발표 직후 “현대측 입장에 대한 채권은행단의 입장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두 당사자가 잘 협의해 시장에 좋은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이어 “정부도시장안정과 현대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변,정부가 현대사태 수습을 주채권은행에만 맡겨놓고 있지 않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서근우(徐槿宇) 2심의관 등 현대사태 담당 간부들과 함께 이날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재정경제부·외환은행·현대측과 연락을 취하며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하루를 보낸것으로 알려졌다.이 위원장 등은 언론의 접근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고 현대측이 마련한 자구계획안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측은 자구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번에 현대가 제출한 안은 외환은행이오후 7시에 발표하라고 통보해와 부득이 발표한 것”이라며 ‘타의’(他意)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표한 듯한 분위기를 강하게 풍겼다.

◆외환은행측은 현대그룹의 자구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아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했다.외환은행이 이같은 평가는 ‘수위조절용’으로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이 향후 일정 및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사항별로더 구체적으로협의해오면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이에 앞서 현대측이 ‘자구계획안’을 오후 7시에 발표하기로합의했으나 현대측이 계속 자료제출을 늦추는 바람에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했다.오후 6시30분에도 현대측이 자료를 가져오지 않자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이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라며버럭 화를 내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대측은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이 돌연 출국한 것이 정부·채권단의 요구에 ‘버티기’로 나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곤혹스런 표정.특히 정 회장 일행이 대한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두 곳에 예약했으나 오후로 예정됐던 대한항공을 돌연 취소하고 오전유나이티드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져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해석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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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김재천기자 jhpark@
2000-05-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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