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상회담, 초당적 참여를

[사설] 정상회담, 초당적 참여를

입력 2000-05-17 00:00
수정 2000-05-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야 3당 대표가 참여하는 방안과 관련,논란이빚어지고 있다.대표단에 3당 대표를 포함시킬 것이라는 여권의 구상에 대해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사전 협의가 없었음을 들어 불쾌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청와대나 정부로부터 어떠한 요청도 받은 바 없는 상황에서 대표 선정 문제까지 불거져 이총재의 불만을 산 것이다.지난달 24일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음에도 불구,여권이 자신을 외면하고 정보도 제공해 주지 않는 데 따른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이총재의 불만 표출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며 여권의 정치적 배려가 다소간 미숙했다는 지적이다.특히 이총재는 야당 인사를 대표단에 포함시킬 경우 북한의 통일전략전술에 이용당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정당 참여의 신중론을 제기했다.북한이 그동안 우리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남북정당·사회단체간 연석회의를 주장해 왔던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전략에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물론 북한의대남전략이 포기되지않은 것이 사실이다.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기대한 만큼 얻게 될지도 의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총재의 우려는 일단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회담의성공을 위해 신중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이해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일도 아닌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초당적 참여와 지원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은 실현 자체가 갖는 상징적 성과뿐만 아니라 분단 이후 최초로 민족의 중대 현안을 협의하는 만큼 국민 모두의합의와 지원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지상과제다.정상회담은 정권차원의 일회용 행사가 아닌 민족통일의 대장정(大長征)으로 승화·발전시켜야 하는 민족적 과제라는 점에서 볼 때 정치권의 거시적 참여는 당연한 책무다.

더욱이 북한의 냉전적 대남전략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단합과 초당적 지원을 통해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최근 북한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향적 외교를 강화하는 등 회담준비에 열린 모습을 보이고 있어회담성과에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따라서 우리는 정상회담의 정당 대표 참여를 야당에서 우려하듯 일회용 들러리 역할이나 대북정책 비판으로 자승자박하는 결과로는 보지 않는다.오히려 야당이 직접 평양을 방문하고 북한 실상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국회와 정당차원에서 생산적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다.정치권은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화합 그리고 남북협력의길을 여는 통일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초당적 참여와 지원을 아끼지 말것을 기대한다.

2000-05-17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