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루탄 냄새 없는 거리

[기고] 최루탄 냄새 없는 거리

배경환 기자 기자
입력 2000-05-10 00:00
수정 200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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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까지 우리는 최루탄가스로 눈물을 흘리지 않는 거리가 될수 있는 날을 먼 훗날의 일처럼 생각한 적이 있다.그러나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서울시내에서 한발의 최루탄도 사용치 않았다는 것을 아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작년말 서울역 앞 민중대회의 쇠파이프, 각목이 난무하는 폭력시위가 일어났을 때 무최루탄 진압이 시험대에 올랐었다.

그러나 경찰은 일관되게 다시 최루탄과 화염병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무최루탄원칙’을 지켜왔으나 지난 1일 고대앞 시위에서 화염병이 등장한이후 시민,경찰 나아가 집회 참가자 모두가 정말 앞으로 최루탄 사용없는 평화적 집회가 계속될 수 있을는지 걱정스러워 하고 있어 당일 시위현장에 나갔던 경찰 기동대장으로서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몇가지 제언한다.

최근 경찰은 최우선 개혁과제로 신집회 관리대책을 선정,합법적 시위는 보호해줘야 한다는 정신하에 무최루탄 원칙과 여경의 시위현장 투입및 폴리스라인 설치,군중자극을 않기 위한 진압경찰의 비노출 대기,무조건 불허했던행진시 차도 허용과 임시 횡단보도의 설치를 허용하는 등 시민들의 항의가있음에도 시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어 어느 정도 신집회문화가 정착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국내 언론은 물론 CNN,홍콩 등 외국언론에서 폭력시위로 얼룩졌던한국의 시위문화를 바꾸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민중집회때도 집회 인원규모에 비해 더 넓은 서울역을 집회장소로 승인하고 도심지의 오후 교통대란을 예상하면서도 명동성당까지의 행진시 차선허용 등 시민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할수 있는 경찰조치는 다 허용해주었다.그러나 평화적 집회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번 5·1집회도 전날부터 종로일대에서 차선 불법검거 등으로 많은 시민에게 불편을 주었다.

경찰이 미리 신고된 집회나 행진코스를 방해하고 먼저 폭력을 행사했는지집회 참가자들에게 묻고 싶다.혹자는 경찰이 먼저 폭력을 행사해 시위자들이이에 대항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위과정은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보았다.앞으로 이런 대규모 집회시 공권력이먼저폭력을 행사하는지 시민단체 등에서 참가해 엄정히 판단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우리 경찰이 정말 인내하며 잘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특히감정에 치우치기 쉬운 젊은 전·의경이 동원되다 보면 일탈하는 자도 있을수 있고 동료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감정을 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하지만다중의 힘으로 특정건물이나 지역을 검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데 이를방관할 공권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어느 시대나 정부정책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은 있을수 있다.그리고 집단행동을 통해 알리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또 법에 보장되어 있다.많은 사람이 모이는 집회이다보면 사소한 마찰과 폭력도 일어날수 있다.그러나 이제는쇠파이프, 화염병 등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도로를 수시간 점거하는 행의는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공권력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폭력시위만이 시민의 관심을 끌고 집회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폭력시위로 인해 당초의 목적이 변질될 때 얻는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고여론의 호응도 기대할수 없다는 것을 시위대들 모두 잘 알 것이다.

쇠파이프나 화염병을 든 시위자와 진압경찰의 대치 모습이 TV에 비칠 때 우리의 신 집회문화는 달성될 수 없다.다시 매캐한 최루 가스냄새가 거리에 나지 않기 위해 진압경찰도,시위대도 똑같이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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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총경 서울경찰청 1기동대장.
2000-05-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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