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서있었습니다.얼핏 보면 경제라는 수레바퀴가 열심히 돈 것 같기도 하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경제가 죽을둥 살둥기를 쓰고 수레바퀴를 돌리긴 했지만 결국은 헛바퀴 돈 거였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남북경협위원장이자 실향 기업인들이 모여 만든 ‘고향투자방문단’ 단장을 맡고 있는 고합 장치혁(張致赫·68) 회장은 55년간 공회전하던 수레바퀴가 이제서야 제대로 돌게 됐다며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했다.
“그동안에는 북한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정말 투자다운 투자는 이뤄지지않았습니다.그러나 이제부터는 확실히 달라질 겁니다” 장 회장은 오는 24일 남북경협위원회 회의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내놓겠다고 했다.일단은 에너지 등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1단계로 의식주 관련 산업,2단계로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산업,3단계로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이 과정에서남북경협위원회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장 회장은 그러나 “투자는 어디까지나 기업 개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경협위원회는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고 중복투자를 중재하는 등 전체 방향을 이끌어주는 조타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얼마전 고향투자방문단을 직접 발기시키기도 했다.‘고향’에 투자하겠다는 한가지 목적만으로 뭉친,이북 출신 기업인 모임이다.
“북한 각 도(道)에 공단 하나 씩을 조성할 계획입니다.그러나 어디까지나고향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돈 벌 목적으로는 절대 안할 겁니다” 각 도별로 대표 기업인 1명씩을 포함해 1차 고향투자방문단 10명은 이미 선정된 상태다.이 도별 대표들이 앞으로 ‘고향 기업인’들을 좀 더 규합해 컨소시엄을 구성,공단을 조성하게 된다.또 각 도별 컨소시엄에는 남한 ‘이북도민회’가 연계돼 있어 고향투자가 성사될 경우 이산가족 문제에서도 획기적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평안남도 도민회장인 우윤근(禹潤根)회장이 대표로 고향투자방문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북한으로부터 방문 초청장은 이미받아둔 상태다.투자규모와 아이템,방북시기 등에 관해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실무 접촉이 진행중이다.빠르면 5월로 알려진 방북시기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 전후가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성급한 언론보도 덕분에 ‘끼워달라’는 북한 출신 기업인들로 곤욕깨나 치르고 있다는 장 회장은 “엄선해서 2차 방문단은 30명까지만 뽑을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우리가 돈 몇 푼 더 있다고 해서 그들(북한)을 내려다봐서는 절대 안됩니다.얼마나 어렵게 온 기회입니까.엄숙한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 자신 북한이 고향이다.소월시인이 약산 진달래꽃을 노래불렀던 평안북도 영변에서,장 회장은 나고 자랐다.
“몇년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 고향에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제 태어난 집이 그대로 있습디다.어릴 때 살던 집은 개조가 돼 잘 못찾겠더니 나중에 돌배나무를 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초등학교때 나무를 자르려다가 어머니가 못자르게 하는 바람에 그대로 두었던 건데 그 돌배나무가 아직도 집앞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더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나중에 집을 찾으라고 못자르게 했던 가 싶다”면서 장 회장은 말꼬리를 흐렸다.어느새 목소리가 먹먹하다.한 동네에서자란 이태영(李兌榮·鄭大哲 전의원의 모친)여사는 끝내 고향을 못보고 세상을 떴다며 애석해 하더니 이내 목소리에 다시 힘을 싣는다.
“이번에는 정말 (남북경협이)성공할 겁니다.전경련이 움직이고 있어요.과거에는 정부가 아무리 (남북경협하라며)채근해도 헛바퀴 돌 걸 뻔히 아니까진지하게 움직이지 않았어요.그러나 이번에는 진짜로 움직이고 있어요” 장회장은 도별 공단 조성에는 어차피 대기업의 SOC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고향투자방문단과 전경련 남북경협위원회를 연계시킬 계획이다.평생 키워온 고합이 현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라 정작 그의 고향에는 투자하지 못한다.장 회장은 그래서인지 “한번 혼신의 힘을 다해보겠다”며 결기를 내보였다.“평생의 숙원”이라는 나지막한 읊조림과 함께.
안미현기자 hy
“그동안에는 북한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정말 투자다운 투자는 이뤄지지않았습니다.그러나 이제부터는 확실히 달라질 겁니다” 장 회장은 오는 24일 남북경협위원회 회의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내놓겠다고 했다.일단은 에너지 등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1단계로 의식주 관련 산업,2단계로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산업,3단계로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이 과정에서남북경협위원회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장 회장은 그러나 “투자는 어디까지나 기업 개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경협위원회는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고 중복투자를 중재하는 등 전체 방향을 이끌어주는 조타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얼마전 고향투자방문단을 직접 발기시키기도 했다.‘고향’에 투자하겠다는 한가지 목적만으로 뭉친,이북 출신 기업인 모임이다.
“북한 각 도(道)에 공단 하나 씩을 조성할 계획입니다.그러나 어디까지나고향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돈 벌 목적으로는 절대 안할 겁니다” 각 도별로 대표 기업인 1명씩을 포함해 1차 고향투자방문단 10명은 이미 선정된 상태다.이 도별 대표들이 앞으로 ‘고향 기업인’들을 좀 더 규합해 컨소시엄을 구성,공단을 조성하게 된다.또 각 도별 컨소시엄에는 남한 ‘이북도민회’가 연계돼 있어 고향투자가 성사될 경우 이산가족 문제에서도 획기적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평안남도 도민회장인 우윤근(禹潤根)회장이 대표로 고향투자방문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북한으로부터 방문 초청장은 이미받아둔 상태다.투자규모와 아이템,방북시기 등에 관해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실무 접촉이 진행중이다.빠르면 5월로 알려진 방북시기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 전후가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성급한 언론보도 덕분에 ‘끼워달라’는 북한 출신 기업인들로 곤욕깨나 치르고 있다는 장 회장은 “엄선해서 2차 방문단은 30명까지만 뽑을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우리가 돈 몇 푼 더 있다고 해서 그들(북한)을 내려다봐서는 절대 안됩니다.얼마나 어렵게 온 기회입니까.엄숙한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 자신 북한이 고향이다.소월시인이 약산 진달래꽃을 노래불렀던 평안북도 영변에서,장 회장은 나고 자랐다.
“몇년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 고향에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제 태어난 집이 그대로 있습디다.어릴 때 살던 집은 개조가 돼 잘 못찾겠더니 나중에 돌배나무를 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초등학교때 나무를 자르려다가 어머니가 못자르게 하는 바람에 그대로 두었던 건데 그 돌배나무가 아직도 집앞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더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나중에 집을 찾으라고 못자르게 했던 가 싶다”면서 장 회장은 말꼬리를 흐렸다.어느새 목소리가 먹먹하다.한 동네에서자란 이태영(李兌榮·鄭大哲 전의원의 모친)여사는 끝내 고향을 못보고 세상을 떴다며 애석해 하더니 이내 목소리에 다시 힘을 싣는다.
“이번에는 정말 (남북경협이)성공할 겁니다.전경련이 움직이고 있어요.과거에는 정부가 아무리 (남북경협하라며)채근해도 헛바퀴 돌 걸 뻔히 아니까진지하게 움직이지 않았어요.그러나 이번에는 진짜로 움직이고 있어요” 장회장은 도별 공단 조성에는 어차피 대기업의 SOC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고향투자방문단과 전경련 남북경협위원회를 연계시킬 계획이다.평생 키워온 고합이 현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라 정작 그의 고향에는 투자하지 못한다.장 회장은 그래서인지 “한번 혼신의 힘을 다해보겠다”며 결기를 내보였다.“평생의 숙원”이라는 나지막한 읊조림과 함께.
안미현기자 hy
2000-04-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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