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박재규·박지원 장관 문답

남북 정상회담/ 박재규·박지원 장관 문답

입력 2000-04-11 00:00
수정 2000-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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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 장관은 오는 6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10일 오전 통일부 회의실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갖고 “4월 중 남북한이 각각 3∼4명으로 대표단을 구성,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준비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박 통일부장관은 “실무회담에서는 정상회담과 관련한 전반적인 스케줄을조정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문화부장관은 “양측이 적극 협력하기로 한 만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인 문제,경제 협력문제 등을 실무접촉에서 논의한 뒤 정상회담에서 결론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회담은 언제,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열리나.

(박 통일)이달 중으로 남북한이 각기 3∼4명의 대표를 구성할 것이며 여기서 구체적인 날짜 등을 협의할 것이다.

(박 문화)준비 및 실무 접촉은 통일부가 주관해 남북간 직통전화로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평양 방문시 의제는 무엇인가.

(박 문화)비밀 접촉에서도 의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실무접촉에서 (계속) 협의키로 했다.남북 이산가족 등 인도주의 문제,경제협력,세계평화를 위해 협력할 문제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다.

■송호경 아ㆍ태부위원장과는 몇차례나 만났나.합의 과정은.

(박 문화)지난달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만난 이후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여러 차례 만났다.지난 7일 북측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8일 베이징에서 오후 4시부터 회담을 했다.이 자리에서 송호경 부위원장과 최종 합의문을 만들고 7시25분 서명했다.

■4월7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나.

(박 문화)비밀 접촉 과정에서의 논의 내용을 밝히는 것은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정상회담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가나.

(박 문화)구체적인 합의는 4월에 열리는 양측 실무자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다.의제,절차 등의 구체적인 문제도 여기서 논의한다.비밀 접촉에서는 이런문제들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문제도 논의됐나.

(박 통일)다음 정상회담은 양측 정상들이 만나서 결정하게 될 것이다.

■비료 등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박 통일)비료와 식량 지원은 전년도에도 했다.앞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대규모 남북 경제협력 등 사전 조건은 있나.

(박 문화)없다.북측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접촉하면서 느낀 바로는북측의 태도가 적극적이고 건설적이었다는 것이다.실무자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북의 태도가 확실히 변했다.회담 과정에서 체제 선전 등은 전혀 없었다.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베를린선언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경제협력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남북간,국제기구,외국자본이협력할 것이다.

몇가지 느낀 점은 북측이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남북간 화해와 협력이 없이는 국제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세계 여론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 같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까지 중국과 미국은 어떤 역할을 했나.

(박 통일)중국과 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포용정책에 대해 북한에 지속적으로설명해왔다. 그리고 남북한이 여러 분야에서 협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필요하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94년에 합의된 바 있다.이번 합의도 그 연장선상인가,당시 합의된 사항들은 유효한가.

(박 통일)이번 합의사항은 김영삼 정부때의 것과 다르다.당시와는 의제도다르다.

■남북한 접촉시 남한의 총선 일정이 감안됐나.

(박 문화)그렇지 않다.북측은 ‘남측이 총선을 앞두고 회담 성사를 서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그러나 남북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을 강조했다.3월22일 베이징 접촉에서 우리측생각을 최종 통보했고 그 이상의 접촉은 않겠으니 최종 입장을 기다리겠다고말했다.민족의 대(大) 경사를 그런 식(정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 대북 특사로 결정됐나.

(박 문화)지난달 15일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만나자고 해 갔더니 말씀을 하셨다.문화관광부장관은 적임자가 아니라고 말씀드렸지만 통일부 장·차관이나 실무자가 가면 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으니 가라고 하셨다.그래서 박재규 장관으로부터 지침과 요령 등을 들으며 긴밀히 협의해 진행했고,좋은 결과가 나왔다.

■송호경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아·태평화위는 민간기구다.이번 당국간 합의서에 송호경이 민간기구의 대표로서 서명했는데 합의서는 유효한가.

(박 문화)송호경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북한측의 공식 특사로서 임명받은 것이다.합의서에도 ‘상부의 뜻’임을 표시하고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의하여’라는 점을 명기했다.김 위원장은 특사로서 충분한 자격과 권한을 가졌다.

■급작스럽게 남북 정상회담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박 문화)대통령은 취임사부터 정상회담을 제의했고 베를린선언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3월17일부터 수차례 비공개 접촉을 가졌고 의견 조정의 시간을보냈다.4월7일 수용하겠으니 8일 만나자고 해서 합의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 사건이라는 점에서나 보안문제상 정상회담 내용을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북한도 이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북한이 강조한 점은 세계가 주시하는 만큼 외신에도 충분히 알려야 하고 전 주민이 알수 있도록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분단 55년 만의 민족 대경사가 이루어졌고 세계의 축복을 받을 일인 만큼 남북한이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이지운기자 jj@
2000-04-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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