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현대 족벌경영’개혁 촉구

정부‘현대 족벌경영’개혁 촉구

입력 2000-03-28 00:00
수정 2000-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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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현대그룹의 인사파문을 가족경영 관행의 폐해로 규정,현대 구조조정본부와 경영자협의회가 그룹지배체제 유지를 위해 존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사실상 이들 기구의 조기 해체를 촉구했다.또 경영권승계, 인사 등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주채권은행을 통한 여신회수 등 금융제재를 할 수도 있음을시사했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초 재벌이 주채권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제대로 이행하는지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기로 해 당국의 현대에 대한금융제재 여부가 주목된다. 재정경제부는 27일 ‘현대그룹 인사와 관련한 정부입장’을 공식 발표,경영진 개편 등 인사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함에도 대주주 1인의 결정을 경쟁적으로 발표했다며, 이처럼 회사의 대표이사 선임을 개인간에 물건을 주고받듯이 하는 것은 구시대 가족경영 관행의 폐해라고 비판했다.

재경부는 현대의 인사파문이 사실상 이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정부가 추진해온 기업지배구조 개선취지에 근본적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하고, 기업의 경영권이 호주상속처럼 승계되는 것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책임성 및 대외공신력에 심대한 손상을 입히는 처사로 현대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적법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헌재(李憲宰) 재경부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그룹의 구조조정기구인 구조조정본부와 내부 의견조율기구인 현대경영자협의회 등이 그룹 인사 등 경영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사실상 폐지를촉구했다.특히 “현대에 대한 제재방안으로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은 주채권은행이 여신을 회수하거나 증권거래법상 상장기업 준수규정이 지켜지는 지를 점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64대 계열중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이행하지 못한 업체에대해서는 단계별로 이행권고를 거쳐 여신 회수 및 신규여신 중단 등의 제재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날 현대 경영권 분쟁과 관련,“정부가 개입·간섭할 사항은 아니지만 투명·전문경영체제로 가지않으면 무한경쟁 시대에 재벌들이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본다”며 “시대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그 피해를 스스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올해 중점 추진할 2단계 기업개혁의 초점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며,2단계 개혁을 안하면 경제위기를 다시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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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곽태헌기자 psh@
2000-03-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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