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流血 종교분쟁

나이지리아 流血 종교분쟁

유세진 기자 기자
입력 2000-02-23 00:00
수정 200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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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북부 카두나주의 주도(州都) 카두나에서 엄격한 회교율법 ‘샤리아’의 도입을 둘러싸고 이슬람교도와 기독교간에 충돌이 발생,최소한 20명이 숨졌다.희생자는 점점 늘 것으로 우려된다고 현지 인권단체의 페스투스 오코예 대표는 밝히고 있다.카두나시 당국은 즉각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를 통행금지로 선포하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그러나 양측은 도심곳곳에서 대치를 계속,한번 불붙은 종교대립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또 나이지리아의 오랜 종교-인종갈등의 역사에 비춰볼 때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나이지리아를 분열시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남부와는 달리 북부에선 이슬람교도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지난해 10월 카두나주와 이웃한 잠파라주에서 샤리아 도입을 선포하고 1월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가자 북부의 다른몇개 주도 샤리아 도입을 약속했고 카두나주도 도입을 검토중이다.

문제는 이웃 주들과는 달리 유독 카두나주에서는 기독교 인구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지난 3주간 샤리아를 도입할 것을 지지하는 이슬람교도들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교회 20여곳이 이슬람교도들에게 파괴됐다.그러자 기독교지도자들이 20일 기독교도들에게 샤리아 반대시위를 열 것을 촉구했고 21일 거리로 나선 양측 시위대들간의 충돌로 카두나는 순식간에 무법천지로 변했다.

샤리아는 남녀공학은 물론 대중교통수단에 남녀가 함께 탑승하는 것까지 금지한다.또 음주가 금지되며 이슬람재판소 설립을 규정하고 있다.잠파라주의이슬람재판소는 샤리아가 도입된 이후 여성승객을 태운 택시기사를 교도소에 보냈는가 하면 술에 취한 사람에게는 공개태형 80대의 판결을 내렸다.이슬람교도들은 샤리아가 도입되더라도 기독교도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기독교도들은 샤리아의 도입이 자신들의 자유를 제한할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샤리아의 도입을 둘러싼 대립으로 지난해 15년의 군정을 종식시키고 힘들게 출범한 나이지리아의 신생 민주주의도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우려도나오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2000-02-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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