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시론] 새천년의 환경정책

[대한시론] 새천년의 환경정책

김상종 기자 기자
입력 2000-01-17 00:00
수정 2000-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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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조망하는 석학들의 진단 중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환경문제 해결의 절박함이다.국민들이 바라는 새해소망 중에서도 환경문제는 앞서서 꼽히고 있다.

물과 공기,땅과 바다 그 어느 곳 하나 건강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한반도의 상황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진다.더욱이 국민들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오염수치보다 실제 오염도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조차 알고있어 환경정책에 대한 불신이 한계에 다달았다.서울시민의 98%가 수도물을직접 마시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그 증거이다.국민들의 체감오염도 만큼이나 전문가들도 새천년의 환경문제의 절박성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는 까닭은바로 생존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사람을 포함한 생물들이 계속 살아남기 위하여 환경문제 해결에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이제까지와 같은 성장위주의 방식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염이 심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획기적으로 새로운 오염을 막고 기존의 오염지역을 다시 정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모색되어야 한다.

92년의 리우회의를 계기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화두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였다.유엔에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나라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각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행동강령을 제정하여 실천하자고 결의가 되었다.지속가능한 발전개념이 생존을 위한 좋은 대안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정작 단기간의 산업화로 전 국토가 몸살을 앓고있는 우리는 아직까지 이러한 개념을 정책에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우리보다 환경의 질이 훨씬 좋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 조차 제대로 도입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므로 환경문제의 악화를 막을 수가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은 생태학적 개념의 정책화이다.자연이 포용할 수 있는 한계안에서만 발전을 시켜나가 자연자원의 고갈을 막고 환경오염을 예방하여 먹이사슬을 이루는 다양한 생물들이 계속 생존할 수 있게 유지시키자는 원리이다.이 원리를 실행에 옮기기 위하여는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할 정책기조가 있다.

첫째로,자원의 고갈을 막기 위하여 공급위주에서 수요관리 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물 수요가 늘어난다고 마구 댐을 건설할 것이 아니라 예측되는 물수요량 중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어디이고 또 최신의 기술을 동원하면 어느 정도까지 줄일 수 있는지를 파악하여 가능한 한 자연에 손을 대는 행위를 억제시켜야 한다.대규모의 자연파괴를 통해 건설되는 동강댐의 저수량보다오히려 많은 물이 수도관의 부실로 땅속으로 흘려버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댐건설이 쉽게 추진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반생태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력생산의 경우에도 절전에 대한 각별한 노력없이 안전성과 경제성의 문제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포기한 핵발전소조차 무작정 대규모로 짓고 보자는 공급위주의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어 낭비되는 자원에 대한 수요관리 위주 정책도입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둘째로,자정능력 한계 안에서의 발전을 위한 정책수단의 도입이 이루어져야 한다.자연계의 자정능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은 생물군집이 맡고 있다.다양한 생물체들의 공력에 의하여 오염물질이 분해되어 농도와 독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그러나 인간에 의해 제조된 많은 물질들은 생물들에게 강한 독성을나타내어 활력을 떨어뜨리거나 죽이게 되어 결과적으로 자정능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서는 생물이 못사는 죽은 생태계로 전락시키게 만든다.이러한 독성물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어 이들을 일일이 기준을 만들어 대응할 수가 없다.

따라서 물질의 종류에 관계없이 생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독성 자체를 관리하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자연의 자정능력을 유지할 수 있고 그 범위 안에서의 발전을 도모할 수가 있다.새천년에도 이땅에서 우리민족이 생존하기 위하여는 말뿐이 아닌 실천적으로 지속한 가능한 발전의 개념을 뿌리내리는 작업을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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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종 서울대교수·미생물학
2000-01-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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