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화‘거짓말’ 파문

[사설] 영화‘거짓말’ 파문

입력 2000-01-13 00:00
수정 2000-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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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짓말’을 사설로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착잡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던 이 영화가 끝내 ‘18세 이상 관람 가’ 판정을 받아 일반 영화관에서 개봉되자마자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음대협)의 고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원칙적으로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그런 점에서 검찰이 영화‘거짓말’ 제작진에 대한 고발사건 수사에 신중한 태도로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그러나 영화 ‘거짓말’은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이제 일반 영화관에서 개봉된 이상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하게 됐다.

우선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을 들어보자.음대협의 조사이긴 하지만 관객의 86.3%가 ‘거짓말’을 “상업적 포르노에 가깝다”고 응답했고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는 대답은 13.7%에 그쳤다.영화가 개봉되기 전 문화계에서 ‘뛰어난 영화’라는 평가와 ‘예술로 포장한 사기’라는 찬반 논란이요란하게 벌어졌고 베니스영화제,부산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화제를 모았던 것을생각하면 일반관객의 이런 반응은 시사적이다.

중년의 유부남과 여고생의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성행위를 지루하리 만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사실 포르노라고 말하기도 그렇다.굳이 의미를 찾자면 성의 황폐함과 관계의 삭막함을 읽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냈다고 보기도 어렵다.도대체 이 영화가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될수 있다는 사실이 어리둥절할 뿐이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다.따라서 어느 예술 장르보다 그 사회의 도덕과 상식을넘어선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어렵다.우리보다 표현의 자유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미국에서도 청소년에게 보이기 곤란한 영화는 X등급을 매겨 성인용영화관에서만 상영하도록 하고 있다.‘거짓말’은 성인영화 전용관,즉 등급외 전용관에서나 상영될 영화이지 청소년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돼서는 안될 영화이다.

등급외 전용관이 없는 현실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영화의 상영을 허락한 것은 잘못이다.‘18세 이상 관람 가’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영화관 업주들이 무분별하게 나이 어린 청소년들을 입장시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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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본 청소년들은 기괴하고 도착적인 성관계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거짓말’이 상영되는 영화관에 미성년자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도록 하고 위반 업주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다.아울러 CD·인터넷·비디오를 통한 이 영화의 불법 유통도 차단하고 등급외 전용관 설치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2000-01-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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