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환자질문 무시하는 의사 진료태도 고치길

[발언대] 환자질문 무시하는 의사 진료태도 고치길

안정섭 기자 기자
입력 2000-01-06 00:00
수정 200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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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한국에 온 지 10개월째를 맞는 스위스인으로 지금 우리말을 한창 배우고 있다.한국을 유난히 사랑하고 관심을 쏟아왔던 만큼 우리말에 대한 배움의 열정도 대단하다.

얼마전 아내에게 존댓말을 가르치면서 표현법이 다양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예절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아내는 “언어 속엔 그렇게 예의바른 말이 많은데 사람들은 왜 그렇지 않냐”고 반문을 해와 몸둘 바를 몰랐다.

아내의 말인 즉 어느 곳을 가나 밀치고 당기고 발을 밟고 나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휙휙 지나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어느날에는 병원을 다녀오더니 “한국의 의사들은 환자들이 질문하는 데 익숙치 않은 것같다”고 말해 나를 또 한번 당황하게 만들었다.

“언어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적당히 얼버무렸지만 내 자신이 대학병원을 다녀와서 아내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머리가 아파서 간 나는나름대로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려 해도 귀찮은 듯 큰 목소리로 말을 끊는 것이었다.병원에 가서 병의 원인이라든가 그것을 찾으려는 질문은 받지도 못한 채 약만 받아왔는데 그렇게 받은 약이 들을 리 만무했다.

의사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환자로부터 세세한 설명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하더라도 환자의 기분까지 상하게 만드는 자세는 곤란하다고 본다.직업윤리를 들추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까지 생각하게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날 신청하지도 않은 특진에 의사와 의미없이 2분여를 상담하는 데 1만400원을 치르고 나와 차라리 약국에 가지 왜 여길 왔을까 하는 허탈감이 컸던게 사실이다.

새해엔 우리 모두 가정,직장이나 이웃 등 어디에서든 조금만이라도 남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 수 있었으면 한다.

안정섭[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1113]
2000-01-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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