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이켜본다.하지만 한 백년이 스치고 지나간다.한해가 한 백년같이,한 백년이 한해같이 느껴진다.달라진 것이 무엇인가.달라져야할 것이 무엇인가.잘 모르겠지만 새해부터는 무언가 달라져야 하겠다는 느낌이 든다.새해부터는 불안에 떨지 않으련다.일본제국,공산당,육이오,안기부,성수대교,삼풍 빌딩,IMF,조퇴,명퇴,씨랜드,호프집….우리는 이제껏 너무 불안에 떨면서 살아왔다.그리고 또 앞으로 닥쳐올 불안한 위기가 얼마나 많은가.이혼과 이산자녀,통일과 이산가족,산업화 중국과 이산중국.그러나 위기에는 기회라는 희망이 항상 따른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불안감을 떨쳐내고 희망을 찾아나서볼까 한다.
새해부터는 불운도 탓하지 않으려 한다.우리에게 일어난 참사와 비극은 우연한 불운이 아닌 인간의 선택이다.참사와 비극의 뿌리는 비리가 아니던가.
사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돈을 주고받고 너무 쉽게 합리화해버린다.남들 다하는데 나만 바보 되기 싫고,나만 뒤처지기 싫고,나만 잘난 척 하기 싫고,분위기 때문에,그리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그리안 하면 안되기 때문에….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자신의 비리를 눈감아주고 용서한다.불운이 우리의 선택이듯이 행운도 선택이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비굴하게 불운을 탓하는 대신떳떳하게 행운을 선택할까 한다.
새해부터는 불평하지 않으련다.텔레비전,신문,라디오를 대하면 신경을 긁어대는 뉴스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사람 둘 셋만 모이면 그 날 알게 된 황당한 일,엊그제 당한 엄청난 일 등을 나눈다.불평하는 사람은 속시원할지라도듣는 사람은 괴롭다.세상의 온갖 구역질나는 일과 참담한 일 그 자체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남의 불평을 듣는 일이기도 하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남들에게 불평하는 대신 남들과 함께 대책을 의논할까 한다.
새해부터는 “너 죽고 나 살자”는 불행을 자초하지 않으련다.나라를 살리기 위해 이런저런 제안을 제시하는 것은 좋으나,누가 죽어야 한다느니 무엇이 망해야 한다느니 하는 식의 제안은 진정한 대안이 아니다.박정희 대통령이 죽었다고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무엇이던가?일본제국이 망했다고 해서 한국인의 정신이되돌아 왔던가?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그리고 “너도 살고 나도 살자”라는 윈-윈의 철학이 있어야 하겠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남을 딛고 올라설 생각을 버리고 남과 더불어 도우면서 살까 한다.
새해부터는 무조건 불신하며 반대하지 않으련다.우리는 너무 반일,반공,반정부만 외치면서 살아왔기에 무조건 반대부터 해놓고 보자는 습관에 젖어 있다.이래서는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개혁은 신뢰에서 비롯하며,신뢰가 없으면 불신이 고개를 든다.불신은 개혁을 죽이고 혁명을 부른다.그러나 한국에는 혁명으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너무 많다.개혁이 성공할 기회를 얻기위해서는 서로 신뢰를 나눠야 한다.그래서 새해부터는 진실을 요구하고 신뢰를 지킬까 한다.
새해 소망 치고 너무 시시하고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그러나 새해 소망과 약속은 웅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지킬 수 없는 약속에 속아 넘어가지말자.참다운 약속은 지킬 수 있는 약속이다.새해 소망이 너무 비현실적이다하는 코웃음도 눈에 어른거린다.하지만 희망과신뢰와 협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일 테다.그리고 지켜야 하는 약속은 비현실적일 수 없다.지켜야하는 약속은 지킬 수 있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낙망적이라 해도 좋다.사실 남보다 반 발자국 정도 앞서가면 지도자라고 하고,한 발자국 앞서가면 이상주의자라고 하고,세 발자국이나 앞서가면 미친놈이라고 욕먹는다고 한다.그러나 반 발자국 앞서가기는커녕 오히려 두 세발자국 뒤처져있는 지도자가 많은 이때,한 두어 발자국 앞서가는 시민들이많이 나서주어야 하겠다.
趙璧 미시간공대교수·기계공학
새해부터는 불운도 탓하지 않으려 한다.우리에게 일어난 참사와 비극은 우연한 불운이 아닌 인간의 선택이다.참사와 비극의 뿌리는 비리가 아니던가.
사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돈을 주고받고 너무 쉽게 합리화해버린다.남들 다하는데 나만 바보 되기 싫고,나만 뒤처지기 싫고,나만 잘난 척 하기 싫고,분위기 때문에,그리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그리안 하면 안되기 때문에….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자신의 비리를 눈감아주고 용서한다.불운이 우리의 선택이듯이 행운도 선택이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비굴하게 불운을 탓하는 대신떳떳하게 행운을 선택할까 한다.
새해부터는 불평하지 않으련다.텔레비전,신문,라디오를 대하면 신경을 긁어대는 뉴스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사람 둘 셋만 모이면 그 날 알게 된 황당한 일,엊그제 당한 엄청난 일 등을 나눈다.불평하는 사람은 속시원할지라도듣는 사람은 괴롭다.세상의 온갖 구역질나는 일과 참담한 일 그 자체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남의 불평을 듣는 일이기도 하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남들에게 불평하는 대신 남들과 함께 대책을 의논할까 한다.
새해부터는 “너 죽고 나 살자”는 불행을 자초하지 않으련다.나라를 살리기 위해 이런저런 제안을 제시하는 것은 좋으나,누가 죽어야 한다느니 무엇이 망해야 한다느니 하는 식의 제안은 진정한 대안이 아니다.박정희 대통령이 죽었다고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무엇이던가?일본제국이 망했다고 해서 한국인의 정신이되돌아 왔던가?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그리고 “너도 살고 나도 살자”라는 윈-윈의 철학이 있어야 하겠다.그래서 새해부터는 남을 딛고 올라설 생각을 버리고 남과 더불어 도우면서 살까 한다.
새해부터는 무조건 불신하며 반대하지 않으련다.우리는 너무 반일,반공,반정부만 외치면서 살아왔기에 무조건 반대부터 해놓고 보자는 습관에 젖어 있다.이래서는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개혁은 신뢰에서 비롯하며,신뢰가 없으면 불신이 고개를 든다.불신은 개혁을 죽이고 혁명을 부른다.그러나 한국에는 혁명으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너무 많다.개혁이 성공할 기회를 얻기위해서는 서로 신뢰를 나눠야 한다.그래서 새해부터는 진실을 요구하고 신뢰를 지킬까 한다.
새해 소망 치고 너무 시시하고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그러나 새해 소망과 약속은 웅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지킬 수 없는 약속에 속아 넘어가지말자.참다운 약속은 지킬 수 있는 약속이다.새해 소망이 너무 비현실적이다하는 코웃음도 눈에 어른거린다.하지만 희망과신뢰와 협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일 테다.그리고 지켜야 하는 약속은 비현실적일 수 없다.지켜야하는 약속은 지킬 수 있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낙망적이라 해도 좋다.사실 남보다 반 발자국 정도 앞서가면 지도자라고 하고,한 발자국 앞서가면 이상주의자라고 하고,세 발자국이나 앞서가면 미친놈이라고 욕먹는다고 한다.그러나 반 발자국 앞서가기는커녕 오히려 두 세발자국 뒤처져있는 지도자가 많은 이때,한 두어 발자국 앞서가는 시민들이많이 나서주어야 하겠다.
趙璧 미시간공대교수·기계공학
1999-12-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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