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과 집권당

[사설] 대통령과 집권당

입력 1999-12-03 00:00
수정 1999-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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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정국을 총재회담으로 풀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드높은 가운데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면서 “김대통령은 무엇보다 먼저 신당 창당에서 손을 떼고 국정최고 책임자로서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총재회담을 위한 여야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주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권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내세우는 이총재의 발언은 책임정치의 본질로보거나 화합정치를 바라는 국민 여망으로 보아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지난 30일 ‘아세안+3’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보고를하던 김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김대통령은 코앞에 닥쳐온 21세기에 벌어질 국제환경의 변화속에 국가의 생존전략을 역설한 끝에 비장한 어조로 “대통령의 임무에 충실해 세계 일류국가를 만들고 남북 평화정착으로 민족을 화해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정상회의와 필리핀 국빈 방문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그같은 비장한 다짐을 새삼스럽게 해야 했는가.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국내정치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8개월 동안 경제부문에서는 정부와 국민의합심 노력으로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벗어났지만 정치가 국정개혁의걸림돌이 돼왔다.집권 공동여당의 책임이 크지만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의책임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게 국민들의 판단이다.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아 왔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책임제다.그리고 김대통령은 엄연히 집권당인 국민회의총재다.대통령이 거대 야당에 휘둘려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현상을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있는가.헌법상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악마의 주술같은 지역주의’에 묶여있는 현재의 정치구도는 극복돼야 한다.

그래서 김대통령은 신당 창당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신당은 한국을 21세기 일류국가로 이끌 수 있어야 하고 국민적 개혁정당이 돼야 하며,정치안정을 실현시킬 확고한 주체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 내년 총선에서 필승을 해야한다”는 게김대통령의 신념이다. 따라서 “신당에서 손을 떼라”는 이총재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임기 내내 국정을 ‘표류’시키자는 말인가.

김대통령과 이총재는 두사람 모두 경색정국을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그리고 새 천년을 앞두고 바람직한 국가발전의 방향 설정과 새 시대에 걸맞은 정치발전이라는 거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공통점도 보인다.여야는 공통분모를 기초로 대화를 풀어감으로써 국민의 불안이가시게 해주기 바란다.
1999-12-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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