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신동아로비가 사건 본질/金대통령 ‘옷로비’ 성격 규정

실패한 신동아로비가 사건 본질/金대통령 ‘옷로비’ 성격 규정

입력 1999-11-29 00:00
수정 1999-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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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옷로비’ 의혹사건의 본질에 대해 ‘정리’했다.신동아그룹이 유력 인사를 동원,정·관계 핵심 인사는 물론 김 대통령 내외까지를 상대로 집요한 로비를 펼쳤으나 결국 실패한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아세안+3’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지난 27일 여권 신당 지도부와 가진 조찬에서“옷로비사건은 신동아그룹측이 거대한 재력과 인맥을 동원,로비를 펼치려다 실패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위공직자 및 부인들의 ‘거짓말’ 행진과 청와대·수사기관의 사건 축소 여부는 끝까지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노기’(怒氣)를 그대로 드러낸 것은 대통령에게 보고된문건이 사건 조사 대상자에게까지 흘러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나한테 보고한 문건이 어떻게 조사 대상자에게 갈 수있느냐’며 여러차례 노기를 띤 채 대단히 실망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일부 인사들의 이런 행각 때문에 옷사건이 권력 전반이 부도덕해 나온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워 했고,급기야 직접 나서 사건의 본질을 밝히기에 이른 것이다.

신동아의 ‘전방위’로비는 정·관계 주요 인사와 수사기관,금융감독위 등거의 모든 ‘권력기관’에 대해 이뤄졌다는 것이다.김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도 로비 시도가 있었다.김대통령은 “나에게도 무시못할 교계 지도자 등을 동원,면회 신청을 하고 선처를 부탁했지만 만나지도 않았다”면서 “집사람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려 했으나 일체 차단했다”고말했다.김대통령 내외에게 접근했던 교계 지도자로는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과 가까운 K목사,사직동팀 초기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에 나오는 H장로 등인 것으로 추정된다.이와 관련,김중권(金重權)전 비서실장도 “지난1월 중순께 몇몇 목사님들이 나를 찾아와 최회장의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놓고 갔다”고 공개했다.

김대통령은 “검찰에도 온갖 공작을 펼쳤지만 검찰은 결국 신동아측(최순영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며 “명확한 것은 로비는 실패했고 돈을 주고 받은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김대통령은 “신동아사건은 본질적으로과거정권이 저지른 잘못을 우리가 맡아 처리하는 것이고 대우나 재벌개혁도그렇다”면서 “한나라당이 집권 당시 모든 일을 망쳐놓았지만 우리는 지금공격을 받으면서 그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심경의 일단도 피력했다.



유민기자 rm0609@
1999-11-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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