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인사위원회가 발표한 개방형 직위선정을 보면 칠보시(七步詩)를 떠올리게 한다.중국 삼국시대의 위나라 조조의 셋째아들인 조식은 문장가였다.첫째아들로 왕위(文帝)에 오른 조비는 조조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조식이 죽이고싶을 만큼 미웠다.
조비는 조식을 불러 일곱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짓게 했고,못 지으면 죽이겠다고 했다.‘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고 있네,콩이 솥 안에서 울며 말하는구나.본래 한 뿌리로 태어났건만,어찌 이다지도 들볶는건가’.조식의 칠보시를듣자 조비는 동생을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얘기다.
개방형 직위를 보면서 칠보시를 떠올리게 되는 까닭은,행정자치부 인사국에서 옮겨간 공무원들이 대부분인 중앙인사위가 상징적인 개방형 자리의 하나로 인사국장을 지정했다는데 있다.
중앙인사위가 개방형 자리에 인사국장을 비롯한 핵심요직을 포함시키려한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굳이 말하자면 ‘개혁의 콩깍지’ 역할을 한 셈이다.
해당 부처들이 “도저히 내놓을 수 없는 자리”라고 버티는 모습은 진짜 핵심자리를 선정했음을 실감하게 한다.사실 핵심요직을 포함해 1∼3급의 20%를 개방형으로 선정해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은 두 차례의 정부조직 축소보다훨씬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개방형 직위선정을 놓고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왜 인사국장이 개방형 자리가 돼야 하는지,외부 전문가가 들어와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다고 쑤군거린다.
중앙인사위는 개방형 직위에 핵심보직을 포함시켜 여론을 어느정도 만족시켰지만,일반 공무원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일부에선 ‘그대로는 안될 걸’이라며 벼르는 소리도 들린다.
고위직 자리의 개방이 공직사회에 몰고올 파장을 감안했으면 충분한 협의를 거쳤어야 옳았지만,인사위는 협의절차를 거쳤으나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는실패했다.그리고는 서둘러 발표했다.인사위는 협의기구이지 결정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부처들의 반발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개방형 직위제가 시행되려면 직제개정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이 과정에서 충분한 부처간 협의가 이뤄져야할 것이다.행여 있을지 모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박정현 행정뉴스팀기자 jhpark@
조비는 조식을 불러 일곱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짓게 했고,못 지으면 죽이겠다고 했다.‘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고 있네,콩이 솥 안에서 울며 말하는구나.본래 한 뿌리로 태어났건만,어찌 이다지도 들볶는건가’.조식의 칠보시를듣자 조비는 동생을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얘기다.
개방형 직위를 보면서 칠보시를 떠올리게 되는 까닭은,행정자치부 인사국에서 옮겨간 공무원들이 대부분인 중앙인사위가 상징적인 개방형 자리의 하나로 인사국장을 지정했다는데 있다.
중앙인사위가 개방형 자리에 인사국장을 비롯한 핵심요직을 포함시키려한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굳이 말하자면 ‘개혁의 콩깍지’ 역할을 한 셈이다.
해당 부처들이 “도저히 내놓을 수 없는 자리”라고 버티는 모습은 진짜 핵심자리를 선정했음을 실감하게 한다.사실 핵심요직을 포함해 1∼3급의 20%를 개방형으로 선정해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은 두 차례의 정부조직 축소보다훨씬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개방형 직위선정을 놓고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왜 인사국장이 개방형 자리가 돼야 하는지,외부 전문가가 들어와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다고 쑤군거린다.
중앙인사위는 개방형 직위에 핵심보직을 포함시켜 여론을 어느정도 만족시켰지만,일반 공무원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일부에선 ‘그대로는 안될 걸’이라며 벼르는 소리도 들린다.
고위직 자리의 개방이 공직사회에 몰고올 파장을 감안했으면 충분한 협의를 거쳤어야 옳았지만,인사위는 협의절차를 거쳤으나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는실패했다.그리고는 서둘러 발표했다.인사위는 협의기구이지 결정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부처들의 반발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개방형 직위제가 시행되려면 직제개정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이 과정에서 충분한 부처간 협의가 이뤄져야할 것이다.행여 있을지 모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박정현 행정뉴스팀기자 jhpark@
1999-11-17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