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보안법 개정에 바란다

[사설] 국가보안법 개정에 바란다

입력 1999-10-26 00:00
수정 1999-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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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국민회의가 국가보안법 개정 시안을 내놓음으로써 보안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게 됐다.

보안법은 지난 반세기 동안 끊임없이 시비가 돼온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이런 법의 개정작업,그것도 비교적 전향적(前向的) 내용을 담은 안을 집권여당이 주도적으로 내놓았고 야당은 개정 반대를 표방하고 나섰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보안법이 문제가 돼왔던 것은 남북대치 상황 속에서 이 법의 현실적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이 법에 의해 구속되고 재판받아온 게 사실이고 집권 세력에 의해 야당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돼온 측면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따라서 얼마 전까지만해도 야당은 폐지 내지 개정을 주장해왔고 정부 여당은 기를 쓰고 이 법의 존치를 희망해 왔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시대가 변했음을 절감케 한다.

시각에 따라 각기 논리가 다를 수는 있으나 보안법 개정은 이미 거스를 수없는 대세이고 시대의 요청이다.유엔인권위원회가 지난 92년 세 차례에 걸쳐 이 법의 폐지 또는 개정을권고해왔고 미국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도 97년 보안법이 한국 국민의 기본권리를 침해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92년 한국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관한 국제규약(인권B규약)가입을 신청하자 유엔은“보안법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입신청을 유보한 일도 있다.

보안법은 한국 정부가 외국과 범인인도조약을 체결하는 데도 장애가 돼왔다.미국은 범인인도조약을 체결하자는 한국의 제안을 18년간이나 거부해오다지난해 서명된 조약에서 국보법 위반자는 인도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시켰다.

이 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가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남북교류협력법’과도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선택은 개정이냐,대체입법이냐 아니면 전면 폐지할 것인가이다.여당 내 일부에서는 당초 보안법의 폐지도 검토했으나 우리의 현실을 감안,개정쪽으로방향을 잡은 것같다.하지만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 등과 관련된 개정내용이나 방향은 상당 부분 발전적이다.

그러나 국민회의 안대로 개정이 될지는 의문이다.개정 반대 여론도 만만치않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공동여당인 자민련을 설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정치는 현실이고 반대자를 무시할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국민회의 안이 현실적으로 너무 앞서가는 부분이 있다면 협상을 통해 조정할 일이다.하나 앞서도 지적했듯이 보안법의 고수를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자민련이나 한나라당도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보아 개정작업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1999-10-2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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