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백건우·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

[리뷰] 백건우·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9-09-09 00:00
수정 1999-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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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예술의전당에서는 서울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서울시교향악단의연주회가 열렸다.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인 백건우가,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인 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했다. 백건우의 피아노는 충실했고,서울시향도 짱짱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여기에 페란디스의 정밀성이 가세해 창작음악 연주로는 유례가 없는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주최측도 이 연주회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던 듯 하다.대개 협주곡은 연주회의 전반을 마무리하게 마련이지만,이날은 연주회의 중심인 후반부 첫번째에 배치됐다.다른 레퍼토리는 협주곡을 위한 전주곡과 에필로그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짜여졌다.그러나 준비가 완벽하다고 해서 모든 연주회가 성공하는것은 아니다.청중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청중들은 어떻게 강석희의 협주곡에 환호할 수 있었을까.

강석희는 국제무대에서는 잘 알려진 작곡가다.그럼에도 국내청중들은 강석희보다는 백건우를 보러 갔는지 모른다.또 이 곡이 지난해 프랑스 연주에서호평을 받은 데 적지않게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당시 연주도 백건우와 페란디스가 맡았다.어떻게 보면 이날은 백건우가 ‘국제적 공인’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강석희 협주곡의 정당한 평가를 요구하는 의미가 있었던 셈이다.여기서 ‘스타’에게 부여된 책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자기나라 음악’이 있는 연주자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가 매우 수월하다고 한다.그 나라 음악에 관한한 권위자로 인정받기 때문이다.러시아나 헝거리,체코 등이 모두 그렇다.이날 연주회만 해도 페란디스는 강석희를 빼면드뷔시·미요·라벨 등 자기나라 작곡가의 작품으로만 채우지 않았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음악’이 없는 상황에서 세계적 연주자가 된 한국인들의 노력은 그만큼 눈물겨웠다.따라서 후배들 만큼은 같은 어려움을 겪지않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국제무대에서 한국작곡가의 작품을 자주 연주하여 한국음악을 일반적인 레퍼토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른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연주자’가운데 누가 그렇게 하고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본다.이날 백건우의 강석희 연주가 정말 아름다웠던것은,그가 이런 생각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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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기자 dcsuh@
1999-09-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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