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현의 취재수첩] 필라델피아의 ‘DJ열기’

[양승현의 취재수첩] 필라델피아의 ‘DJ열기’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9-07-06 00:00
수정 199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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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서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4일 밤(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 홀 옥외광장.20세기 마지막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상 수상식이 거행된곳이다.60%의 시민들이 황금연휴를 즐기려 야외로 빠져나가 대도시가 텅 빈느낌을 주었으나 이곳 광장만큼은 달랐다.미국인들과 교민,그리고 여름휴가를 이용해 배낭여행을 온 한국의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었고,이들은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짧은 연설도중 무려 10여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왔다.“나는 자유에 헌신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고 연설을 맺을 때는 국경과 피부색을 떠나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축하했다.동북아의 한쪽,그것도 ‘분단된 작은나라’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살고있는 교민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넘쳐흘렀다.

김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이곳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출신인 포글리에타 이탈리아 주재 미국대사가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그러나IMF 위기상황에서 ‘한가롭게’ 비칠까봐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올해에도각국에서 엄청난 수상 희망자가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유메달을 목에 걸고“자유의 순례에는 가족의 도움이 컸다”며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를 소개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지도자임에 틀림없다.한국 정상으로서 가장 많이준비해야 하고,어렵다는 한·미정상회담을 ‘그 나이에’ 도착하자마자 거뜬히 소화해 낸 부지런한 지도자이기도 하다.클린턴 미대통령이 대(對)중국관계에 관해 조언을 구할 만큼 국제적 식견도 갖추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김대통령의 자유메달상 수상식을 두번째 헤드라인 뉴스로보도했다.미 성가대 대원이 무더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상황에서도수많은 미국인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르고 김대통령을 지켜보았다.

순방기간 이런 흐뭇한 일정이 계속 이어졌지만 정례적으로 보고되는 국내정치 소식이 김대통령의 마음을 간간이 어둡게 만들고 있다.
1999-07-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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