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업으로 외국기업 철수하면

[사설] 파업으로 외국기업 철수하면

입력 1999-04-26 00:00
수정 1999-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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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과 대우 옥포조선소의 파업 등 노동계의 불법적인 집단행동이 지속되면서 외국 기업들로부터 우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관계자들이 “지난해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사안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다최근 노동계의 파업까지 일어나자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기업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기업과의 약속을 깨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한국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이 생길 수도 있음을 전해왔다는 것이다.한국에 있는 미국 기업을 대변하고 있는 AMCHAM의 발언은 현재의 노동계 파업을 단순한 우려 정도를 지나 불안한 사태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노동계의 불법파업과 집단행동은 국내의 미국 기업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3일 5대 그룹 구조조정 설명회에 참석한 주한유럽연합(EU)상공회의소와 서울저팬클럽 회원들도 “한국에서는 노조의 불법파업이 지나치게 많아 사업계획 수립과 집행상 차질이 일어나는 등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면서 “단시간 내에 파업 정국이 진정되지 않으면 투자자금 회수와 사업장 철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노사갈등으로 골치를 않고 있는 일부 외국계 기업은 사업장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사태 직후국민들이 장롱 속에 넣어둔 금까지 외국에 팔아 힘겹게 외환위기를 넘기고한시름 놓자마자 노동계가 강경투쟁을 선언,외국 기업의 철수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만약 산업현장의 ‘5월 대란설’이 설로 그치지 않는다면 노·사 모두가 공멸하고 한국 경제는 회복 불능상태를맞을지도 모른다.

불법파업사태가 지속되면 국내에 있는 외국 기업이 철수하고 증시의 외국투자가들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등 연쇄적인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외국인투자가들이 떠난다면 제2의 외환위기가 재발될가능성이 높다.환란(換亂)은우리 경제를 영원히 회복 불능사태로 몰아넣을 것이다.노동계는 지금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담보로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노동계는 이러한집단이기주의가 공멸의 길임을 깊이 인식하고 더 이상의 불법파업이나 대규모 장외집회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과거 정권들이 노동계의 불법적인 노동행위에 대해서 관용을 베푼 것이 오늘의 악순환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정부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파업은 뿌리를 뽑는다는 차원에서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거듭 당부한다.

1999-04-2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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