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 대금정산 방식 논의

현대-LG, 대금정산 방식 논의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1999-04-03 00:00
수정 1999-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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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빅딜이 급류를 타고 있는 가운데 가격협상에 이어 대금 정산(精算)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특히 새롭게 거론되는 분할상환 방식과경영성과 연동제는 향후 기업 인수·합병(M&A)의 모델이 될 수 있어 비상한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와 LG의 반도체 협상은 막바지 단계다.가격차가 당초 2조원 이상에서 1조원선으로 좁혀져 두 그룹 총수의 최종 결단만 남았다.현대나 LG 모두 “실무협상은 진전이 없다”고 말하지만 금융감독위원회와의 개별 접촉을 통해상당히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금정산 방식은 세가지가 거론된다.먼저 현대가 일시불로 지급하는 방식이다.현금 뿐아니라 현대가 갖고 있는 데이콤 지분 6.21%도 한꺼번에 넘기는것이다.이 경우 LG는 대한생명을 인수할 여력이 생기지만 현대는 자금부담이크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분할상환 방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예컨대 인수가격이 2조5,000억원에 합의된다면 현대가 1조원 정도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몇 해에 걸쳐 나눠 갚는 것이다.

현대로선 자금부담이 분산되는 장점이 있고 LG는 대금을 후불로 받지만 협상에서 인수가격을 더 높게 부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이 방식은 李憲宰 금감위원장이 “사는 쪽(현대)이 적정한 인수가격을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현대측의 양보를 요구한 뒤에 나온 것으로 채택가능성이 높다.

주식가치평가위원회(위원장 吳浩根)가 제시한 ‘경영성과 연동제’도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가격차이가 1조원 이내로 좁혀지지 않을 경우 최저 인수가액만 정한 뒤 경영성과에 따라 현대가 이익의 일정 비율을 몇년간 LG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합의점을 이끌어 낼 여지는 충분하나 경영에서 손을 뗄 LG가 현대가 제시하는 경영성과를 그대로 수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게다가 가격차이가 1조원에서 좁혀지지 않을 경우 하한선을 현대와 LG측이 제시한 가격 중 어느 쪽에가까이 맞추느냐 하는 문제도 생긴다.
1999-04-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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