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리한 요구로 사전협상 결렬

北 무리한 요구로 사전협상 결렬

곽영완 기자 기자
입력 1999-03-19 00:00
수정 1999-03-1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방북이 또 다시 연기돼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축구협회는 정회장의 방북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축구협회 실무진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들과 만나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측간에 일부 이견이 있고 실무적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당분간 정회장의 방북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회장의 방북 연기는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1월12일에도 방북을 앞두고 한차례 연기됐었다.

그러나 첫번째 방북 시도 때와는 달리 이번 방북에서는 2002년 월드컵의 북한 분산 개최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연기 배경이 단순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김상진·오완건 부회장과 가삼현 국제부장 등 협회 실무진이 중국 베이징에 파견돼 북한측의 초청 주체인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것은 17일.북한측의 관계자는 아·태평화위 황철 참사 등 3∼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양측은 곧바로 현안 조율에 들어갔으나 서로의의견 차이가 너무 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협회측은 정회장의 방북 일정을 월드컵 분산개최와 남북 축구교류 등협회 차원의 현안 논의에 국한하려 했지만 북한측은 ‘지나치게 무리한’요구를 제시,협의을 어렵게 했다고 밝혔다.북한측의 요구 조건은 방북에 따른‘금전적인 댓가’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정회장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금강산 개발과 관련한 모종의 역할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결국협회 실무진은 더이상 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즉시 정회장에게 보고했고 정회장은 방북을 스스로 연기했다.

축구협회 실무진은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도 북측의 아·태평화위 관계자들과 만나 추후 문제를 논의했으나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19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방북 연기 배경이 북한측의 무리한 요구조건 때문임이 알려짐에 따라 당분간 재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며 이에 따라 2002년 월드컵경기의 북한 분산 개최 논의도 상당 기간 답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1999-03-19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