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창]119대원 사례비 거절 ‘신선’

[독자의 창]119대원 사례비 거절 ‘신선’

입력 1999-03-11 00:00
수정 1999-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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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새벽 다섯살 난 아들의 갑작스런 경기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의사 선생님의 치료로 아이가 잠드는 것을 보고,갑갑한 마음으로 현관로비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갑자기 사이렌 소리와 함께 병원 문이 다급히열렸다.

119구급대원의 등에 아주머니가 엎혀오고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응급실을 나오는 구급대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수면제를 과다복용했는데 의사로부터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는것이었다. 그런데 잠시후 현관 로비까지 들릴 정도로 고성이 들렸다.무슨 일일까 궁금해 현관 문을 열고 사연을 들어보았다.환자의 남편이 감사의 표시로 식사나 하라면서 돈을 건넸는데 구급대원이 이를 거절했고 같은 상황이몇 차례 계속되자 남편이 성의를 무시한다며 큰 소리로 받기를 재차 강요하고 거듭 거절하는 구급대원간에 실랑이가 있었다.

시간이 지연되자 다른 구급대원 한 분이 정중하게 “고마움을 느끼신다면저희 마음을 편하게 해주셔야지 이렇게 부담을 주시면 되겠습니까.정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으시면 운전할 때 출동중인 구급차를 보면 신속하게 양보나해주십시오”라고 말을 마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다시 현관 로비로들어오는데 아이 때문에 무거워진 마음이 한층 가벼워짐을 느꼈다.

이 모습이 공직자로서 당연한 모습이겠지만 매일 불거지는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익숙해진 탓인지 그 119구급대원의 행동이 나에게는 신선한느낌으로 다가왔고 오래 머물렀다.

1999-03-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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