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우무대 새달 28일까지 ‘칠수와 만수’ 재연

극단 연우무대 새달 28일까지 ‘칠수와 만수’ 재연

입력 1999-02-19 00:00
수정 1999-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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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건물의 간판을 그리는 두 주인공의 육두문자를 빌어 세상을 통렬하게풍자했던 ‘칠수와 만수’(오종우·이상우 작).그들이 지난 5일 다시 철탑에 올라갔다.

요즘 앵콜공연이 부쩍 늘고 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재연’의 틀을 넘어선다.옛 인기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이 아니다.

‘칠수와 만수’는 풍자정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의해 돌아오게 됐다.

연우무대팀의 눈에는 산술적 시대만 바뀌었을뿐 신산(辛酸)한 세상살이라는본질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남을 등쳐먹으며 배불리 먹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미처럼 일만 하는 이들도 있다.“개같은 놈,개보다 못한 놈,개 만도 못한 놈…”이 여전히 활개를 친다.경제 청문회에서 드러났다시피 오히려 뻔뻔함이 더 통하는 세상이 아닌가.

그들이 우연히 페인트통을 떨어뜨리자 경찰과 기자는 동반자살을 기도하는것으로 잘못 알고 법석을 떤다.이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상징한다.IMF로 인해 실직 가장이 늘어나면서 가족간의 대화단절이 주요 현안으로 대두되는 현실을 꼬집는다.의사소통의 문제가 과거보다 요즘 더 심각하다고 그들은 보고 있다.

힘든 노동으로 지친 육체를 달래가면서 칠수와 만수가 되뇌이는 꿈과 희망,가정에 대한 책임과 그리움은 귀 기울일 만하다.일확천금을 그리는 몽상도순박하게 다가온다.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두 청년은 오늘도 외치고 있다.“시대는 바뀌어도 사람들의 인생은 비슷한 모습으로 되풀이 된다”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오지 않는 한 그들은 계속 철탑을 지킬 것이다.3월28일까지 연우소극장.화·수·목 오후 7시30분,금 오후 4시30분·7시30분,토·일·공 오후 3시·6시,월 쉼.(02)744-7090李鍾壽 vielee@
1999-02-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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