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나는 경찰’ 李茂永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경찰 내의 비리를 스스로 고백하며 경찰이 거듭날 수 있는 ‘제2의 창경(創警)정신’을 강조했다.李청장은 지난달 16일일선 경찰서장과의 간담회 대화 내용을 정리한 A4용지 40쪽 분량의 ‘고백록’을 서울 시내 경찰서 형사반장급 이상 경찰간부들에게 배포,교양자료로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李청장은 고백록에서 “교통사고 조사 등에서 부탁하고 ‘빽’을 쓰면 피해자가 가해자로 되는 등 확 뒤바뀌어버리기 때문에 (국민들이)믿질 않는다”며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비리부터 털어놓았다. 형식적인 경찰의 근무태도도 질타했다.李청장은 “경찰이 범죄꾼을 잡으러가지는 않고 순찰함에 사인만 하고 나오는 식의 형식적인 순찰만 하고 있다”면서 “혹시 순찰함을 뒤져 사인을 하지 않은게 적발되면 징계를 받을까두려워 주적을 범법자가 아닌 감찰과 파출소장,외근감독관들로 삼는 등 주된임무를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李청장은 “경찰의 개혁은 자율,창의,책임 세가지로 요약돼야 하는데 이는상하관계의 신뢰에서 출발한다”면서 “우리 경찰의 80%가 인사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데서 드러나듯 신뢰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내부 문제도 꼬집었다. 경찰조직에 대해서는 “없어야 될 때는 뭉쳐 있고,있어야 될 때는 없고,할일은 안하고 안할 일은 하고 있는 등 근무방법이 잘못됐다”며 비효율성을고백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21세기를 앞두고 자율적이고 창의력을 갖춘 조직으로 바뀌지 않으면 경찰은 완전히 죽고 망한다”며 위기감을 강조했다. 한편 李청장은 최근 시내 31개 경찰서장들에게 정의·공정·진리를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 시대의 그림을 보내 서장실에 걸도록 했다.정의를 지킨 왕만이 영생(永生)의 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의 그림으로 비리를 저지르지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99-02-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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