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내 포장마차에는 일련번호가 붙어 있다.외국인 관광객들이 포장마차에서 바가지를 썼을 경우 쉽게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장내 포장마차에 번호가 부착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일본인 관광객이한국관광공사의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신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일본인 관광객 기무라(木村)는 지난해 11월10일 저녁 8시 쯤 시장내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함께 맥주 1병과 낙지 2접시,닭꼬치 2접시,삶은 소라 1접시를 시켜 먹었다.3만∼4만원 정도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뜻밖에도 6만5,000원이 나왔다. 음식값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기무라는 이렇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은 한국의 이미지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인에게 이야기하면 모두에게퍼질 것이라며 관광공사 불편신고센터에 신고했다.관광공사는 이 사실을 남대문시장 상가를 관리하는 남대문시장 주식회사에알려주고 처리해줄 것을 부탁했다.그러나 시장 주식회사는 문제의 포장마차를 찾을 수 없었다.구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주식회사는 지난해 12월8일포장마차 업주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바가지를 씌우면 시장 전체가 욕먹는다”며 “건전한 상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회의가 끝난 뒤 60여명의 업주들은 포장마차에 번호를 붙이고 일본어 메뉴판을 내걸기로 했다.바가지 요금 시비의 소지를 없애고 부당요금을 물린 해당업소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당연히 이 일이 있은 후 부당요금신고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관광공사는 기무라에게 편지로 그동안의 경과를 알렸다.“당신이 신고한 포장마차는 찾을 수 없었지만 그이후 남대문 포장마차는 일련번호와 함께 일본어 메뉴판이 등장했다.더 이상 바가지 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장주식회사 기획실 白承鶴씨는 “IMF이후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남대문시장에는 하루 1,000∼2,000여명의 외국인쇼핑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任泰淳stslim@
1999-02-06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